서울의 미래를 보려면 광장으로 오라
[서울&]
오는 11월12일까지 운영된다. 서울시 제공'>
흔히 도서관의 중요성을 말할 때 “한 나라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에, 현재를 보려면 시장에, 미래를 보려면 도서관에 가라”는 문구를 인용한다. 성장하는 도시, 성장하는 국가의 중요한 문화 기반이 바로 시민들의 ‘즐거운 책읽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의 대표 광장인 서울광장을 ‘열린 도서관’으로 만든 ‘책읽는 서울광장’은 서울의 미래를 위한 탁월한 투자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탁 트인 광장의 ‘열린 도서관’에서 누구나 편하게 독서와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게 함으로써 시민들의 ‘즐거운 책읽기’ 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21만여 명의 서울시민이 찾으며 큰 사랑을 받았던 ‘책읽는 서울광장’에 더해 올해는 야외도서관을 광화문광장까지 넓혀 ‘광화문 책마당’을 추가로 운영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책과 함께 떠나는 일상 속 여행’을 주제로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을 여행지처럼 꾸민 것이다. 캠핑을 온 듯한 기분을 주는 텐트에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파라솔 아래서, 알록달록 빈백에 누워 누구든지 세상 가장 편안한 자세로 독서를 즐길 수 있다. 광장을 찾은 시민이, 또 관광객이 ‘책’이라는 날개 위에서 잠시 일상을 떠나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운영 일자를 늘려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기존의 금·토·일에서 목·금·토·일로 운영을 확대했다. 요일별로 주제도 다르게 준비했다. 시청 인근 직장인이 많이 찾는 평일에는 직장인과 외국인 관광객 맞춤형 힐링 프로그램, 공연전시, 체험 등을 운영하고 가족, 연인, 친구가 많이 찾는 주말에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놀이 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엄마아빠가 행복한 서울’을 떠올리며 아이들을 위한 ‘창의 놀이터’도 마련해 아이들이 한껏 뛰놀고 웃을 수 있게 했다. 그래서일까. 올해 광장을 찾은 시민들의 표정이 한층 만족스럽고 여유로워 보인다.
한편 ‘책읽는 서울광장’과 ‘광화문 책마당’ 모두 장서 5천 권씩을 갖춰 모두 1만 권의 책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책 분실 우려가 없느냐고 걱정스러운 질문을 건넨다.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지난해 ‘책읽는 서울광장’을 운영하면서 미반납된 도서는 전체 도서 가운데 1.3%에 불과했다. 하루 평균 1.5권꼴이다. 올해도 4월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개장한 이후 하루 평균 1권 미만의 책이 분실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장면도 있다. 지난해 책을 가져갔던 시민이 사과의 편지와 함께 새 책 15권을 기증했던 일이다. 이처럼 올해도 서울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빛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는 5월13일 토요일에는 처음으로 야간 프로그램인 ‘토요일 밤의 광화문 책마당’을 운영한다.
광화문의 광화(光化)의 개념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광화문광장 전체에 설치한 한글 자모의 모양을 딴 빛의 서가에 둘러싸여 책을 읽는 색다른 밤의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상영하고 ‘북 바구니’에 책을 담아 도심 속 피크닉에 온 기분을 느끼게 하는 특별 전시도 연다. 돗자리 위에서 아늑한 ‘북램프’와 영화, 책 모두를 즐길 수 있는 토요일 밤, 얼마나 예술적이고 낭만적인가! 서울시는 ‘토요일 밤의 광화문 책마당’을 시작으로 여름, 야간 등 계절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책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올 한 해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은 이처럼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이 흐르는 ‘책문화 공간’으로 변신한다. 탁 트인 광장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지식과 문화예술이 흐르는 ‘책읽는 광장’과 ‘광화문 책마당’으로 오시라. 이곳에서 모두가 즐거운 독서를 즐기는 ‘책과 동행하는 행복한 도시, 서울’의 미래를 한 걸음 가까이 만나볼 수 있을 테니.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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