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을 뛰어넘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M&A [삼정KPMG CFO Lounge]

2023. 5. 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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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박영걸 상무
이 기사는 05월 03일 09: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가치투자의 대명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나는 넘지도 못할 7피트 장대를 넘으려고 애쓰지 않는다. 나는 내가 쉽게 넘을 수 있는 1피트의 장대를 주위에서 찾아본다”는 한 마디를 던졌다. 미래 수요가 불확실한 분야가 아닌, 중장기적 잠재 가치가 높은 분야, 안정적 성장이 보이는 분야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소비재 M&A 시장도 차츰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M&A에 나서며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이 눈에 띈다. 이들 기업은 프리미엄화, 웰니스, 취향 파편화 같은 소비 패턴 변화를 반영한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거나 중장기적 성장 기회가 보이는 섹터로 이동 중이다. 

 하이엔드에 쏠린 수요에 중대형 와이너리, 딜 주도하며 성장 모멘텀 강화

인플레이션으로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소비가 프리미엄화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고가 제품 선호 분위기는 와인 시장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하이엔드 제품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와인업계는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며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늘어난 와인 수요에 생산력을 증대할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중대형 와이너리는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곳은 물론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거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와이너리, 혹은 직접 판매 채널을 구축하고 있는 와이너리를 유력 후보로 두고 탐색전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폴리 패밀리 와인(Foley Family Wines)은 월트디즈니로부터 실버라도 빈야드(Silverlado Vineyards)를 사들였다. 실버라도 빈야드는 고급 와인 포트폴리오는 물론, 양질의 포도를 꾸준히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생산 시설과 D2C(Direct to Consumer) 채널을 갖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럭셔리 기업 케링 산하에 있는 아르테미스도멘은 200년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샴페인 하우스 메종 에 도멘스 앙리오(Maisons & Domaines Henriot)를 인수했다. 샴페인 외에도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프랑스 와인 브랜드 다수를 보유한 기업이다. 와인 소비 취향이 지속적으로 고급화·다양화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주류 시장 선점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와이너리가 보유한 주류 포트폴리오와 생산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자극적인 스낵 버리고 비건·유기농 등 건강 스낵으로 비즈니스 기회 모색

한편 팬데믹 이후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식음료 시장에 웰니스(Wellness)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내로라하는 스낵업체는 소비자 입맛에 맞춰 포트폴리오 재편을 단행 중이다. 과거 자극적인 스낵으로 점유율 경쟁을 펼쳐오던 글로벌 제과업체는 건강한 원료를 기반으로 한 건강 스낵을 앞세웠다. 오레오(Oreo)를 비롯해 핵심 스낵 브랜드를 여럿 거느린 미국 제과업체 몬델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은 글루텐프리 초콜릿 쿠키, 무설탕 비건 초콜릿, 프로틴바 브랜드 인수를 지속하고 있다. 킷캣, 키세스 등 초콜릿 시장에서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낸 더허쉬컴퍼니(The Hershey Company) 또한 2017년부터 각종 건강 스낵 브랜드를 탐색 중이다.

개성 표현의 정점, 니치 향수 쟁탈전

개개인의 취향이 존중받는 취향 파편화가 소비 시장의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시점이다. 대중적 트렌드를 쫓아 이동하는 소비자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패션·뷰티 M&A 시장에서는 니치 향수 주도권 경쟁에 한창이다. 대량 생산되는 매스 향수가 아닌, 천연 향료를 기반으로 소량 생산되어 희소성이 높다는 점이 젊은 소비층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비교적 대중적인 향과 가격 포지셔닝으로 입문용 니치 향수 브랜드에 속하는 조말론과, 니치 향수의 정석으로도 불리는 프레데릭말 등을 보유한 에스티로더는 약 30여 종에 이르는 라인업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톰포드까지 품으며 니치 향수 시장 공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반면 펜할리곤스, 라티잔 파퓨미에르 등으로 니치 향수 소비자를 타깃해온 스페인의 푸이그(Puig)는 바이레도 인수에 성공했으며, 소비자 스펙트럼을 폭넓게 확장하며 입지를 넓힐 예정이다. 

소비재 기업의 성공적 M&A 위한 전략적 고려 사항은?

오늘날과 같이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기회를 모색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한 접근 방안이 요구되는데, 이는 오히려 M&A를 고민하게 만드는 주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성공적 M&A를 위해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기업은 시나리오 플래닝을 기반으로 시장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대외 변수와 소비 트렌드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는 미래 기회와 리스크에 적시 대응 가능한 체계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후 대고객에 차별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이 가능한 방향으로 M&A 기회를 주도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다.


한편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M&A를 추진하려는 기업의 경우, 자사의 본질적 역량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려는 시도가 우선이다. 기업은 M&A 추진하기 이전에 새로운 분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나갈 수 있는지 적합성(Strategic Fit) 평가와 함께 사업 확장성·성장성에 대한 종합적 검토 및 중장기 전략을 구체화해보는 시도가 바람직하다. 이로써 핵심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밸류체인 전후방 부문에 대해 비즈니스를 점진적으로 다각화하며 질적·구조적 성장을 도모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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