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반문 답변에 최재성 “당대표가 할 만한 발언 아냐” 이상민 “공감 어렵다”

최 前 청와대 정무수석 YTN 라디오 출연해 "균형 잃은 檢 처사에 대한 지적일 수 있다"면서도 부정 평가
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라디오 출연해 “왜 저런 반응을… '잘했다' 국민 박수 받기는 어려울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둘러싼 ‘돈 봉투 살포 의혹’이나 윤관석·이성만 의원 자진탈당 등 자당 관련 질문마다 나온 이재명 대표의 ‘반문 화법’이 같은 당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의 답변이나 행위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4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가 반문으로 몇번 답변한 기억이 있는데, 이게 의도가 무엇인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 “검찰의 균형 잃은 처사에 대한 지적일 수 있다”고 우선 답했다.

이어 “통상 태영호 의원 같은 경우도 의혹이 불거지면 검찰에서도 충분히 수사할 수 있는 일인데, 어떻게든 김건희 여사부터 시작해서 야당에 대한 정치 공세, 정치 수사를 에둘러 지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 전 수석은 이처럼 말하면서도 “당대표가 할 수 있는 발언이나 행위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인가’라는 진행자 물음에도 “그렇다”며, “돈 봉투 문제 등을 기자들이 질문하면 그거에 맞는 이야기를 해야지 타당을 끌어들이는 건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본다”고 최 전 수석은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3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 의원 등의 자진탈당을 두고 ‘두 의원의 탈당을 설득한 게 맞냐’는 취재진 질문에 “본인들이 당을 위해서 결단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두의원이 탈당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당에서 제안한 게 있냐’는 추가 질문에는 “우리 태영호 의원 녹취 문제는 어떻게 되어가나. 명백한 범죄행위로 보여지던데”라며 “태영호 의원 사건은 검찰 수사를 한다고 하던가. 원래 의무적 수사사항이라고 하던데”라고 이야기를 돌렸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본인에게 총선 공천을 거론하며 한일관계 옹호 발언을 부탁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돼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경제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뒤 송영길 전 대표 출국금지 조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는 “우리 (국민의힘) 박순자 (전) 의원 수사는 어떻게 되어가느냐”고 되물은 바 있다.

“(박 전 의원 사안에는) 관심이 없으신가 보다”라고 말을 더한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와의 통화 여부나 회동 계획 등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보다 하루 앞선 24일에는 ‘오늘 프랑스에서 귀국하는 송영길 전 대표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거나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출당시켜야 한다고 보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국민의힘) 김현아 (전) 의원은 어떻게 되어가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 발언은 김 전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는데,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물타기로 저를 고르셨다면 헛다리 짚은 것”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도 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대표의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비슷한 질문을 진행자에게서 받고,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그러한 대응을 쉽게 공감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왜 저런 얘기를, 반응을 굳이 보였을까”라며 “질문이 왔으면 그에 대해 진솔하게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하든지, 아니면 하지 못할 사정이 있으면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하든지(라고 해야 한다)”라는 말로 이 같은 방법이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해당 사안을 알고 문제 제기도 있었던 만큼 이 대표의 그러한 발언이 호응 얻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이 의원은 “국민 입장에서 ‘잘했다’ 이런 박수 받기는 어려울 거라고 본다”고 거듭 비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