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비대면 벗어난 ‘5월 가정의 달’…자치구마다 행사 ‘풍성’
환경, 스마트 기술·재난 안전 체험, 창의 놀이, 힐링 등 주제 다양
[서울&] [커버스토리] 청소년·어버이·부부·다문화인 위한 행사도 열려
경연·전시에 전통 의복 입고 성년례
다국적 볼거리·먹을거리·놀거리 운영
1인가구 교류·소통 위한 플리마켓도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돌아와 제대로 맞는 첫 가정의 달이다. 서울 자치구들은 코로나19 이전의 다양한 대면 행사를 되살리거나 새로 마련해 선보이고 있다. 공연, 체험, 놀이, 먹거리 등 공통 행사와 지역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도 곁들인다. 어린이날에 환경, 안전을 주제로 삼거나 즐겁게 놀 수 있게 놀이에 중점을 두는 행사도 있다. 청소년 축제를 새롭게 만들거나 10년 넘게 이어온 성년례를 다시 진행하기도 하고, 다문화와 가족의 소통을 위한 세계인의 날 맞이 행사도 연다. 1인가구를 위한 플리마켓, 힐링 토크 등도 있다.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동네의 다채로운 행사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가정의 달 기념일 가운데 가장 행사가 많은 날은 뭐니 뭐니 해도 어린이날이다. 자치구들은 크고 작은 행사를 자체 또는 지역기관들 주관으로 개최한다. 참여자가 수천 명인 대형 행사도 있고 수십 명인 소박한 행사도 있다. 어린이날 전후로 공연, 체험, 놀이, 먹거리 등의 행사가 열린다. 장소는 구청, 공원, 광장, 대로, 놀이터 등 다양하다. 대부분 무료이고, 체험 등 일부는 참가비가 있다. 사전 예약해야 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비 소식으로 날짜나 장소 등을 변경하는 곳도 있어 자치구 누리집에서 미리 확인해야 한다.
환경을 주제로 내걸고 축제, 체험 행사를 하는 곳이 여럿 있다. 강동구의 강동어린이대축제는 공연부터 체험, 장터 모두 환경을 키워드로 삼았다. 식전 공연은 새활용(업사이클링) 악기 연주로 이뤄진다. 놀이체험에서는 재활용품에 모종 심기, 종이 선캡 만들기, 폐장난감 분해하기, 폐품악기로 연주하기 등을 한다. 장난감 물물교환 장터도 열린다.
마포구의 마포둥이축제 지구사랑뜰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체험 프로그램과 친환경 놀이 공간 등이 꾸려진다. 구는 올해 놀이기구 체험공간을 구청 로비와 광장, 시립마포청소년센터 야외광장으로까지 확대 운영한다.
광진구는 ‘지구를 사랑하는 동화나라 어린이’를 주제로 서울동화축제를 한다. 동화적 상상력으로 지구환경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환경 보호 캠페인 등 친환경 축제를 진행한다. 노원구 어린이날 축제에서는 상자논·자연생물 체험, 유용 미생물(EM) 비누 만들기, 양말목 컵받침 만들기, 분리수거 실습 등을 할 수 있다.
특색 있는 체험 행사도 펼쳐진다. 성동구의 성동 온마을 축제 ‘와글와글’에서는 로봇이나 드론,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등 스마트 미래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 영등포구의 뻔뻔뻔(fun fun fun)한 영등포 어린이 축제에서는 미니 로봇 축구, 3D 펜, 로봇 팽이, 로봇 피트니스 런 등을 만날 수 있다. 양천구의 양천어린이랜드에서는 액체질소 실험과 공기 대포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도봉구 어린이날 축제에서는 군부대에서 직접 진행하는 밀리터리 체험, 서대문구 어린이 축제에서는 장갑차 탑승 체험이 있다.
관악구의 ‘S1472 어린이주간’에서는 지역 예술인과 소상공인 등 주민과 함께하는 행사도 준비된다. 체험 프로그램 ‘테라리움’, 유리공예부터 아트마켓까지 전 세대 대상 생활 예술 체험과 창작품도 판다. 강남구가 올해 처음 진행하는 ‘강남 힐링테마파크’는 개포문화공원과 주변 산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가족들이 요가, 레크리에이션을 하고 허브향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27개 시민단체가 준비위원회를 꾸려 추진하는 금천구의 어린이 큰잔치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물건을 사고파는 플리마켓을 운영한다. 성북구 어린이 친구 페스티벌에서는 1일 구청장 체험이 있어 구청장 집무실에서 서류결재 등의 업무를 해볼 수 있다.
재난 안전체험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노원구 축제에서는 비행기, 화재 미로, 지진 하우스의 에어바운스를 활용한 탈출체험, 성동구 축제에서는 지진체험을 할 수 있다. 구로구 어린이날 행사에서는 구로소방서에서 심폐소생술과 소화기 사용 체험, 구로경찰서에서는 마약 위험을 알리는 예방 교육 등을 한다.
놀이에 진심인 행사도 있다. 종로구의 산마루 101가지 놀이 축제 ‘100 더하기 하나’는 창의적 놀이시설인 산마루 놀이터에서 열린다. 놀이 발언대, 상자·모험 놀이존, 낙서존, 포토존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용산구의 공공 실내놀이터 ‘도란도란’에서는 어린이날 주간(5월2~7일)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레크리에이션,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광진구의 찾아가는 팝업 놀이터는 올해 2곳으로 확대해 에어바운스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게임 등을 진행한다.
청소년을 위한 행사로 동작구가 올해 처음 ‘동작청소년의 날’ 축제를 연다. 동아리 경연대회, 작품 전시, 40여 개의 테마 부스를 운영한다. 서초구의 서초유스센터에서는 힐링데이와 플레이데이로 나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성년의 날을 기념해 광진구에서는 전통 성년례를 개최한다. 10년 넘게 해오던 행사로, 코로나19로 2년 쉬고 지난해부터 다시 열었다. 올해는 어린이대공원 열린무대에서 1천 명이 참여해 전통 의복을 입고 진행한다.
어버이날과 부부의날(5월21일) 기념행사도 있다. 어버이날 행사는 주로 복지관 등에서 개별로 진행한다. 자치구 전체로는 장한 어버이 등 표창장 수여식이 이뤄지고, 일부는 특별 행사를 연다. 노원구는 어버이날을 맞아 100살, 90살 맞은 어르신과 가족 등 300여 명을 초청해 구청 대강당에서 기념식과 공연을 개최한다.
부부의날 기념행사는 자치구 가족센터주관 프로그램으로 열린다. 금천구가족센터의 부부 힐링캠프 ‘Re-Re 쀼캉스’의 참여 대상은 지역 거주 50대 이상, 결혼 20주년 이상인 부부 15쌍이다. 이들은 한국문화연수원(충남 공주)에서 숲치유 명상을 하고, 부부대화법과 소통 강의 등을 듣는다. 강북구가족센터는 결혼 5년 이내의 신혼기 부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담 프로그램에서 부부의 날 기념 케이크 만들기 행사를 한다.
세계인의날(5월20일)을 기념해 동대문구, 은평구, 성북구 등에서 축제를 연다. 동대문구는 올해 세계가족축제로 명칭을 바꾸고 주민 참여를 늘린다. 다문화가족, 비다문화가족, 1인가구 등 모든 유형의 가족이 참가 대상이다. 주민들이 직접 먹거리 장터, 플리마켓, 1인가구 빵원마켓(물품 나눔)을 운영한다. 환경 캠페인 부스에서는 분리배출법 교육, 재활용 화분 만들기 등을 할 수 있다. 꽃과 관련한 체험과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은평구는 세계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코로나19 이전에 두 번 세계문화 체험축제를 열었다. 문화공연, 음식·문화 체험과 전시 등으로 진행한다. 여러 나라의 음식, 의상, 전통놀이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성북구는 세계 음식을 매개로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세계음식축제 누리마실을 연다. 여러 나라 음식과 지역 음식 부스, 세계 별별마켓을 운영한다. 거리 공연과 함께 문화 다양성 캠페인, 세계 놀이와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1인가구가 소외되지 않도록 행사를 마련한 자치구도 있다. 중구는 ‘홍당무 마켓’을 열고 중고거래의 장, 체험 프로그램, 버스킹, 이벤트 등을 준비한다. 홍당무 마켓은 1인가구가 판매자이자 구매자가 되어 안 쓰는 물건을 서로 사고파는 중고물품 벼룩시장으로, 지역 1인가구를 위한 교류와 나눔의 장으로서 지난해부터 개최했다. 1인가구의 호응이 좋아 올해는 행사 장소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옮겨 규모를 키웠다. 구는 1인가구가 서로 의지하며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각 자치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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