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축제' 서울 광장 못 쓴다…'조례' 따라 '청소년 참여' 기독교 행사 우선
퀴어 조직위 "7월 1일 행사 강행할 것"
서울시가 오는 7월 1일 퀴어 축제를 개최하려던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의 서울 광장 사용을 불허했습니다.
서울시는 어제(3일) 열린 광장운영시민위원회의(시민위) 논의 결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줄곧 서울 광장에서 열려온 퀴어 축제가 광장 사용을 못하게 된 건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것을 제외하면 이번이 처음입니다.
퀴어 조직위 측은 행사 개최 90일 전인 지난 4월 3일 서울 광장 사용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날 기독교 문화 사업과 교육 지원 사업을 하는 'CTS 문화재단'도 '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 콘서트' 개최를 위해 서울 광장 사용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른 신고 순위에 따라 CTS 문화재단 행사에 서울 광장 사용을 허가했다는 입장입니다.
다수의 행사 주최 기관이 같은 날에 서울 광장을 사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해당 조례에 적힌 '신고 순위'에 따라 사용자가 결정됩니다.
신고 순위는 ▲공익을 목적으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행사 ▲집회 신고를 마친 행사 ▲공연과 전시회 등 문화·예술 행사 ▲어린이 및 청소년 행사 순입니다.
청소년 관련 행사가 다른 행사보다 우선할 수 있다는 조례에 따라 퀴어 조직위가 아닌 CTS 문화재단에 광장 사용 우선권을 줬다는 게 시민위의 입장입니다.
퀴어 조직위는 입장문을 내고 "조례에 따른 적법한 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신고 순위가 동일할 경우엔 신고자들과 협의를 통해 조정해야 하고,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위원회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도 서울시가 조정 절차 없이 바로 광장운영위에 안건을 신청하겠다고 통보했다는 주장입니다.
조직위는 "조정 시 보통 유선과 대면으로 모두 의사를 물어보는데 이번에는 전화로만 묻고 곧바로 시민위에 상정됐다"며 "한 시의원은 시민위가 열리기 전부터 '청년 회복 콘서트가 열린다'고 인터뷰하기도 해 조직위 측에서는 부당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조직위는 "서울시의 개입과 (성소수자) 혐오 세력의 압력 등이 사실이 됐다"고 주장하며 오는 7월 1일 서울퀴어퍼레이드 강행 의지를 밝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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