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음료' 일당에 "최대 사형" 혐의 적용..이 악문 검찰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 넘겨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 퍼진 '마약 음료' 사건 관련 제조 및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 길모씨가 지난달 10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마약음료' 2023.4.10/뉴스1

[파이낸셜뉴스] 검찰이 ‘마약 음료’를 제조하고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학생들에게 이를 공급한 일당 3명을 기소했다. 이들 일당 중 주범은 ‘최고 사형 선고’가 가능한 마약류관리법상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음료제조·공급자 구속기소.. 최고 사형 선고 가능

4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신준호 부장검사)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로 마약 음료 제조·공급자 A씨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특히 마약류관리법 중 최대 사형까지 처할 수 있는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을 적용했다.

검찰은 또 전화중계기 관리책 B씨를 공갈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마약공급책 C(중국 국적)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으며 검찰은 C씨에 대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당초 경찰에서 ‘미성년자 마약제공’(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1항,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혐의로 검찰로 송치됐다. 그러나 검찰은 법정형이 가장 중한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마약류관리법 제58조 제2항,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일당은 지난달 3일 강남 학원가에서 음료수 시음 행사를 가장해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나눠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이를 빌미로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청소년 13명과 학부모 6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10g 은닉

경찰과 검찰 수사에 따르면, ‘마약공급책’ C씨는 지난달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10g을 인천 주택가에 은닉했다.

이를 수거한 A씨는 4월 강원 원주에 위치한 자택에서 마약 성분이 든 음료 100병을 직접 제조한 후 사건 당일인 3일 퀵서비스와 고속버스를 이용해 시음 행사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100㎖ 플라스틱 1통당 멸균우유와 필로폰 0.1g을 담았는데, 이는 통상적인 필로폰 1회 투약량 0.03g의 3배가 넘는 양이다.

택배를 받은 아르바이트생들은 강남 대치동 학원가와 강남구청역 일대에서 학생들에게 ‘집중력 강화’ 음료라며 A씨가 제조한 ‘마약 음료’를 나눠준 것으로 조사됐다.

총 13명의 미성년자가 해당 음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9명이 실제로 해당 음료를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중 6명이 환각 등의 증상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해당 마약 음료를 학생들에게 직접 나눠준 아르바이트생들의 경우, 마약 범죄임을 모르고 참여한 만큼 고의성이 없어 처벌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나온 바 있다. 마찬가지로 마약인 줄 모르고 마신 학생들도 처벌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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