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종전 비밀 임무” 밝힌 교황, 러 정교회 2인자 만났다
프란치스코 교황(86)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임무’에 관여하고 있다고 밝힌 지 사흘만에 러시아 정교회 2인자인 안토니 대주교를 만났다고 교황청 관영매체인 바티칸 뉴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토니 대주교는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자리에 참석해 교황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로이터통신은 교황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안토니 대주교와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안토니 대주교는 러시아 정교회의 대외 관계를 총괄하는 인물로, 키릴 총대주교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일라리온 알페예프 대주교가 갑자기 물러나면서 해당 직책을 이어받았다.
안토니 대주교의 이번 바티칸행은 교황이 지난달 30일 사흘간의 헝가리 공식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평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교황은 동행한 취재진에게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임무를 진행 중”이라며 “때가 되면 이에 대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교황의 ‘비밀 임무’에 대해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교황은 이날 수요 일반알현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헝가리 방문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교황은 평화 사절단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뿐 아니라 러시아 모스크바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러시아 정교회 모스크바 총대교구청 대외교회부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안토니 대주교가 지난 1일 키릴 총대주교의 “실무 방문”을 위해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으며 교황청 동방교회부 장관 클라우디오 구제로티 대주교와 만나 “상호 관심사에 관한 광범위한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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