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수준’ 정당현수막, 5개월만에 관리 강화…어린이보호구역 못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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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 만든 원색적인 정치적 구호로 도배된 현수막이 길거리에 가로수마다 걸리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공해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정부가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당 현수막에 보행자가 걸려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하는 등 안전도 위협하고 있어서다.
개정 옥외관리물법이 시행된 후 정당 현수막으로 안전사고가 8건 발생했는데, 그 중 6건이 낮게 걸린 현수막 줄에 보행자의 신체 일부가 걸려 넘어지며 발생한 낙상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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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건은 낮게 걸린 현수막에 보행자 넘어진 사고
한 가로등에 현수막 너무 많이 걸어 넘어져 발생
정당이 만든 원색적인 정치적 구호로 도배된 현수막이 길거리에 가로수마다 걸리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공해 수준’이라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정부가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당 현수막에 보행자가 걸려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하는 등 안전도 위협하고 있어서다.
◇국회, 정당 현수막 마음대로 걸 수 있게 법 개정…부작용 즉시 나타나
행정안전부는 4일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오는 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기 위해 지자체와 선거관리위원회, 중앙정당 47곳의 의견수렴을 거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는 정당활동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겠다며 정당 현수막은 신고 절차와 설치 장소 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법을 지난해 6월 개정해 같은 해 12월 11일부터 시행됐다. 그러자 지난해 말부터 정당현수막이 지나치게 많이 걸리며 시민들이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5개월 만에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당 현수막이 주요 교차로에 집중적으로 설치되거나, 지나치게 낮게 설치되어 국민 안전을 저해했다”며 “정당 현수막과 관련한 민원이 전국적으로 배 이상 증가했고, 위험하게 설치된 현수막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와 정당 간에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 대다수 지자체와 지역 의회가 정당 현수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는 게 행안부 설명이다. 개정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9~11월 3개월 간 정당 현수막과 관련한 민원은 총 6415건이었으나, 법 시행 이후인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간은 1만40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일반 당원 이름 적힌 현수막, 시민단체 명칭 병기된 현수막 금지
이번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당 현수막은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는 설치가 금지된다. 또 보행자가 통행하거나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곳에서는 현수막 끈의 가장 낮은 부분이 땅에서 2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조치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개정 옥외관리물법이 시행된 후 정당 현수막으로 안전사고가 8건 발생했는데, 그 중 6건이 낮게 걸린 현수막 줄에 보행자의 신체 일부가 걸려 넘어지며 발생한 낙상 사고다. 2건은 지나치게 많은 현수막이 걸린 가로등이 넘어진 사고다.
정당 현수막도 현수막 지정 게시대나 정치 현수막 우선 게시대에 우선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현수막이 교통 신호등이나 안전표지를 가려서는 안 되며, 가로등 하나당 2개까지만 설치될 수 있다.
정당 외의 단체명이 표기되거나, 당원협의회장(지역위원장)이 아닌 일반 당원 이름이 표기된 현수막은 통상적 정당 활동에 따른 현수막이 아닌 것으로 보고 설치가 금지된다. 시민단체 등 특정 단체가 후원한 사실을 명기한 현수막도 설치가 금지된다. 천을 덧대거나 수기로 표시 기간을 임의로 연장한 현수막 또한 걸 수 없다.
표시 방법이나 설치 방법을 위반한 정당 현수막은 지자체가 정당이나 설치업체에 시정을 요구한 후 이행하지 않으면 철거할 수 있다. 긴박한 상황이라면 지자체가 직접 철거할 수 있다. 다만 욕설 등 부적절한 문구가 적힌 현수막에 대한 대책은 이번 가이드라인에 담기지 않았다.
현재 국회에는 정당 현수막 장소와 개수, 규격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6건 발의돼 있다. 행안부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이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한 차관은 “정당 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생활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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