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봉투 의혹’ 강래구 구속영장 재청구…윤관석·이성만 출석 조율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인사인 한국수자원공사 전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가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를 확인했다”며 한국수자원공사 전 상임감사위원 강래구씨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윤관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4일 보강수사를 거쳐 정당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강씨 구속영장을 재차 청구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2021년 3~5월 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송영길 당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9400만원을 나눠주도록 지시·권유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2020년 9월 한국수자원공사 임원일 때 사업가 박아무개씨로부터 한국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박씨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인물이다.

검찰은 강씨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공범 사이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를 확인하게 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며 “추가적인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해 법원 영장 기각 사유가 보완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강씨가 직접 증거인멸을 시도했다거나 증거인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강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강씨를 두차례 더 불러 조사하는 등 계속해 보강수사를 진행해왔다.

‘돈봉투’ 의혹 피의자인 윤관석·이성만 전 민주당 의원을 불러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은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을 자진 탈당했다. 검찰은 윤 의원이 2021년 4월 송 전 대표에 대한 국회의원 지지세를 유지하기 위해 강래구씨에게 지시해 마련한 6천만원을 300만원씩 돈봉투에 나눠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이 의원은 2021년 3월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지인에게 정치자금 1천만원을 전달받아 900만원을 선거관계자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금품 살포 관련 입건된 현역 의원과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돈봉투’ 의혹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에는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지목된 사업가 김아무개씨가 검찰에 디지털 포렌식 작업 참관을 위해 출석했다. 전날에는 ‘전달책’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이던 박아무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박씨는 7천만원 가량의 돈이 국회의원과 대의원 쪽으로 흘러가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송 전 대표는 2일 검찰 조사를 받겠다며 자진 출석했지만 조사를 거부당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