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공격, 푸틴 자작극?…美 "드론, 모스크바 방공망 못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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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3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 무인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전쟁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더 광범위한 사회적 동원을 위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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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즉각 체계적 논평…사전에 내러티브 구성한 듯"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러시아가 3일(현지시간)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 무인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러시아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전쟁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더 광범위한 사회적 동원을 위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ISW는 그 근거로 "러시아 당국은 최근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국내 방공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며, 따라서 두 대의 드론이 여러 겹의 방공망을 뚫고 크렘린궁 심장부 상공에서 폭발하거나 격추됐을"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모스크바 인근에 판시르 방공 시스템을 배치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러한 방공 자산의 탐지·파괴 능력을 회피해 크렘린궁과 같은 유명 건물을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은 러시아에 큰 망신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ISW는 또 "이 사건에 대한 크렘린궁의 즉각적이고 일관되고 조직적인 대응은 이 공격이 당혹감보다 의도된 정치적 효과를 더 크게 얻기 위해 내부적으로 준비되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크렘린궁은 즉시 우크라이나가 테러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고, 러시아의 공식 대응은 이 비난을 중심으로 빠르게 통합되었다"면서 "드론 공격이 내부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 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례로 ISW는 러시아가 지난해 9월과 11월에 발생한 발라클리야와 헤르손시의 함락 등 예기치 못한 군사적 굴욕에 대해 시기적절하고 일관된 정보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사전에 미리 계획된 공격이었다고 부연했다.
ISW는 "이번 공습에 대한 러시아의 공식 내러티브가 신속하고 일관성 있게 발표된 것은 러시아가 5월9일 전승절 연휴에 가까운 시기에 이 사건을 일으켜 국내 청중에게 전쟁이 실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요컨대 전승절 취소 등을 정당화하면서 러시아 국민들에게 '전쟁 위기'를 체감시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 민족주의 성향 군사 블로거들은 러시아 군사 능력을 비판하면서도 전쟁 확전을 꾸준히 촉구했다. 열렬한 민족주의자이자 전 러시아 장교였던 이고르 기르킨을 비롯한 많은 군사 블로거들은 러시아 정부가 적절한 보복 없이 우크라이나가 '레드라인'을 넘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겨냥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ISW는 이와 같은 매파적 성향의 여론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ISW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봄철 대반격에 앞서 이번 드론 공격과 유사한 거짓 깃발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저항 센터는 지난 2일 브랸스크와 쿠르스크 주(州)의 러시아군이 국경 지대에서 거짓 깃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군복을 지급받았다고 보고했다.
앞서 러시아는 공격용 드론 두 대가 푸틴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크렘린궁을 공격했다면서 이번 공격의 배후가 우크라이나라고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이번 암살 시도가 실패했으며 인명 및 재산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주장에 부인하면서 러시아가 자작극을 펼쳤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를 공격하지 않고 우리 영토에서 싸우고 있다"고 말하며 러시아가 이번 일을 꾸며냈다고 주장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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