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interview] ‘축구인’ 최형진, "축구를 즐겁게 전달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2편)
[포포투] 'IF'의 사전적인 의미는 '만약에 ~라면'이다. 은 '만약에 내가 축구 기자가 된다면'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누구나 축구 전문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수를 발행하고 있는 'No.1'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 함께 하는 은 K리그부터 EPL, 라리가 등 다양한 축구 소식을 함께 한다. 기대해주시라! [편집자주]
축구를 사랑하는 아나운서이자, 유튜버를 만났다. 주인공은 최형진 아나운서다. 최형진은 전 YTN 아나운서이며 현재는 본인 유튜브 채널인 ‘극장골’을 비롯해 ‘달수네 라이브’등 다양한 축구 방송에 출연하는 프리랜서이다. 본래 대기업에 입사했던 그는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삶에 지쳐 자신이 주체인 삶을 살기를 원했다. 단지 아나운서의 꿈 하나만 가지고 과감한 결단으로 대기업을 퇴사했고 주변의 수많은 걱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YTN 입사라는 결과를 냈다. YTN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그는 다시금 도전을 선택한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축구계에서 일하기 위한 도전이었다.
지금은 아나운서 최형진보다 ‘빨대형’ 최형진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2022년 프리랜서 선언 이후, 축구 유튜버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주가를 올렸고 또한 축구팬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다. 1편 ‘아나운서 최형진’의 이야기에 이어 YTN 입사 이후 축구 유튜버로 전향하기까지 독특한 행보를 보여준 ‘축구팬 최형진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축구에 빠지게 된 계기가 2002 유로라고 알고 있다. 그때 처음으로 흥미를 느낀 건지 아니면 다른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축구를 가장 처음 보게 된 건 94년 미국 월드컵이다. 그때는 너무 어려서 잘 몰랐었고 98 프랑스 월드컵 때 본격적으로 보게 되었다. 유럽 대항전을 처음 보게 된 건 2002 유로이다. 당시 베르캄프, 클라위베르트, 스탐 같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황홀함을 느꼈다. 그래서 유럽 축구를 본격적으로 보게 되었다. 선수 한 명이 팀을 바꿔 놓는 축구가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 대표팀 경기를 입중계 하는 걸 봤다. 이강인 선수를 비롯해 이재성, 손흥민과 같은 해외파 선수들에게 애정이 많은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옛날부터 좋아하는 유럽 클럽이 없었는데 박지성이 맨유를 간 후부터 너무 재밌었다. 당시에 대학생이었는데 친구들과 새벽에 같이 보는 게 엄청 즐거웠다. 그때의 향수 때문에 손흥민, 이강인 경기를 행복하게 본다. 다만 토트넘은 싫어한다. 마요르카는 더 싫어한다.(웃음) 추억도 있고 박지성이 뛰던 시절 기억이 너무 깊게 자리 잡혀서 지금도 우리나라 선수가 뛰는 경기에 더욱 열광하는 것 같다.
-축구 보는 걸 상당히 좋아하는 거 같은데, 실제 축구를 하는 것도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예전에는 주말에 시간이 되면 주기적으로 차곤 했었다. 이제는 세상사는 거에 밀려서 공 찰 시간이 거의 없다.(웃음)
-요즘 축구 팬들이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를 통해 축구를 많이 소비한다. 유튜브 채널인 ‘달수네 라이브’에서 ‘빨대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그 계기가 무엇인가?
요즘 빨대형으로 많이 알아 주시면서도 그 이유는 잘 모르신다. 별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라이브를 통해 나갔다. 예전에 YTN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하다 보니 후배들을 많이 꽂아줬다. 그래서 후배들을 좋은 쪽으로 많이 꽂아줬다고 말을 했는데 옆에서 ‘새벽의 축구 전문가’ 페노님이 “빨대네?”라고 하면서 별명이 지어졌다. 모르는 분들은 누구한테 붙어서 기생한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은 반대다.(웃음) 저로 인해 방송을 처음 하게 된 친구들도 있고, 초창기에 비해 성장한 친구들도 있다.
-다양한 축구계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데, 여러 전문가들과 할 때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두는지 궁금하다
하나는 구독자들, 다른 하나는 같이 하는 출연진들이다. 최근에 구독자분들은 수준이 매우 높다. 그냥 단순히 기사로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분석과 의미, 발생 배경 등이 있어야 된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건 아는 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결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써야 한다. 아나운서의 덕목과 비슷하다. 대본대로 읽는 느낌이 아니라 간결하게 해야 된다. “요즘 토트넘 왜 이래요?”와 같이 짧으면서도 한 번에 이해할 수 있게 말해야 한다.
다음으로 출연진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무시를 하면 안 되고 이야기를 흐름에 맞게 이어가야 한다. 그래서 나를 조금은 죽이고 주변 분들을 띄워주려는 노력을 한다. 그 핵심은 즐거움이다. 그래서 방송 외적으로도 친하게 지내려고 한다. 그런 부분이 방송에서 나타나서 구독자분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개인 채널인 극장골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다. 소개 칸에 보면 ‘축구를 보는 색다른 시선’이라고 나와있다. 다른 축구 콘텐츠들과 차별화를 둬서 극장골만의 경쟁력을 추구한 부분이 있다면?
흔히 유튜브 계의 대기업 쪽(달수네 라이브)과 똑같은 방식으로 가면 극장골은 살아남을 수 없다.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입장에서 형태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축구 쪽에 도전하는 새로운 친구를 발견하는 쪽으로 중심을 두고 있다. 신선하게, 밝게 가려고 한다. 사람을 먼저 구해두고 사람에게 맞는 컨텐츠를 가져가려고 한다. 다만 신선하게만 가다 보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어 출연진의 적절한 조화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이기에 노력 중이다.
-축구 팬들이 이 기사로 최형진 아나운서를 많이 접할 것 같다. 앞으로 축구 팬들에게 어떤 방송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그리고 향후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방송인이자 진행자 최형진으로서 말씀을 드리면 즐겁게 축구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냥 흔히 말하는 닉네임인 ‘빨대형’을 친근하게 불러주고 “방송 잘 보고 있어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면 좋을 것 같다. 축구 쪽의 목표는 북중미 월드컵을 현지에서 방송하는 것, 쿠팡과 같은 매체에서 중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축구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축구가 아닌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축구판의 한계를 뚫을 만한 컨텐츠를 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축구뿐 아니라 다른 콘텐츠도 잘 보고 있다는 소리 또한 들어보고 싶다.
# ‘축구인’ 최형진이 말하는 축구의 매력이란?
축구팬 최형진이 축구에 빠지게 된 계기, 그의 별명 ‘빨대형’에 관한 이야기, 달수네 라이브와 개인 채널 극장골 같은 축구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최형진이 바라보는 관점까지. 즐겁게 축구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 ‘축구인 최형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으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최형진 아나운서가 축구인의 경험을 토대로 축구계에서 일하길 희망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조언을 구해봤다.
-언론계 경험도 있고 현재는 축구계에서 일하는 축구인임과 동시에 여러 콘텐츠를 제작하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같은 진로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는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방송하는 사람은 방송이 즐거워야 하고 축구 기자 혹은 캐스터라면 축구가 즐거워야 한다. 그리고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뉴미디어로 갈수록 진행자, 기자의 덕목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 새롭게 준비하거나 꿈을 꾸는 분이 있다면 본인이 올바른 방향을 가고 있는지가 되게 중요하다. 어려운 말이지만 아나운서는 가장 아나운서 다워야 하고 기자는 가장 기자 다워야 한다. 기자가 꿈인지 축구가 좋은 건지를 잘 생각하고 축구를 더 깊게 사랑해야 한다. 단순히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고 진짜 내가 하는 일에 애정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
-축구가 좋아서 축구계에 종사하고 싶다 가도 업으로 삼으면 마음이 달라질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 이렇게 업으로 삼았을 때 축구에 대한 애정의 차이가 생겼나?
그건 분명히 있다. 방송이 좋아서 아나운서가 됐는데 주말 방송을 배정 받았을 땐 보람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그냥 투덜거리게 된다. 너무 사랑하는 건데 그게 업이 되면 당연히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회사 다닐 땐 일에 대한 보람을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보람을 많이 느낀다. 내가 좋아하는 쪽으로 진로를 할 수 있다는 건 진짜 복이라고 생각한다. 축구로 방송을 하는데 돈까지 받으니 너무 행복한 삶이라고 느꼈다.
-주로 방송에서 진행하는 역할이지만 축구를 볼 때 분석적으로 보게 되는지 궁금하다
전혀 아니다. 여러 가지 분야 중에서도 저는 그냥 캐스터기 때문에 분석하기보단 분위기를 설명하려고 한다. 기자는 몇 분에 누가 교체 투입돼 어떤 플레이로 득점을 했는지, 평론가는 포메이션과 전술에 따른 경기 양상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물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정보지만 저 같은 경우는 직관 분위기 등을 대중들에게 전해주려 하고 분석은 옆 분들에게 맡기려고 한다.
-축구계 종사자로서 최형진에게 축구란? 혹은 축구가 지닌 매력이란?
형식적으로 말하면 축구의 매력은 “결과를 알 수 없다.”지만 스포츠는 즐겁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우리는 축구로 열광하고, 손흥민이 득점하면 그 동력으로 한 주를 살아가기도 한다. “공은 둥글고 결과를 알 수 없는 매력”은 이미 많은 분이 말했을 것이다. 저는 “축구는 즐겁다.” 이게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축구로 인해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이나 경기가 있다면?
그런 순간이나 경기는 대부분 2002년 월드컵이다. 광화문에서 길거리 응원을 한 세대였기 때문에 축구에서 순위를 매긴다면 다 02 월드컵이다. 1위는 이탈리아전, 2위는 스페인전, 3위는 폴란드전이다. 그 기억은 축구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다. 다른 부분을 찾자면 해외축구 시즌은 아니었지만 스페인 여행에서 캄프 누 투어를 하면서 경기장도 갔었다. 그런 기억이 단순히 축구에서 좋았던 기억이 아니라 인생에서 좋았던 기억으로 확장된다. 그게 축구인 것 같다.
그는 대기업에서 근무했지만 아나운서가 되고자 퇴사를 선택했고 YTN 아나운서가 되어 수년간 활동했다. 2022년 프리랜서 선언 이후 축구 유튜브를 통해 또 다른 도전을 택했고, 다양한 컨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독특한 행보를 보인 그의 방송계 진출 과정과 축구계 활동 도전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 그리고 축구인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는 조언까지 들어보았다. 그는 도전하는 과정에서 두려움이 생기더라도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고 인생은 한 번 뿐이니, 겁이 날 때는 부딪혀 보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한다.
“축구를 통해 즐거운 순간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듯이 축구는 삶의 즐거움이다.” 그 즐거움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면서 다시 보람을 느끼는 최형진 아나운서의 인터뷰를 보게 될 많은 이들도 축구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느끼길 바란다.
콘텐츠 제작=’IF 기자단’ 1기
글= 김민혁, 이주행
사진=조영웅, 최형진 아나운서 개인 SNS
영상=박지우
자료 조사=가동민, 김정헌, 신희재, 장홍진
현장 취재=이윤수, 최진수
포포투 fourfourtwo@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