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로 복역 후 3년 5개월만에 살인…‘징역 15년’

살인미수로 복역한 뒤 출소 3년 만에 살인을 저지른 60대에게 대법원이 징역 15년 형을 확정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과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A씨에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A씨는 2022년 7월11일 제주의 한 편의점 테이블에서 지인인 피해자 B(64)씨와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가 자신을 훈계한다고 생각해 다툼을 벌였다. A씨는 자신의 집으로 가 싱크대에 보관하던 흉기를 가지고 돌아온 후 피해자의 목과 가슴을 3차례 찔렀다. 범행 직후엔 운전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77% 상태로 5㎞가량 오토바이를 운전하기도 했다.

A씨는 2013년에도 지인과 술을 마시던 중 자신에게 기분 나쁘게 말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사용해 지인을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A씨는 31건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2008년에도 동일한 흉기로 타인에게 상해를 입힌 적이 있었다.

1심은 A씨가 살인미수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후 3년 5개월 만에 다시 범죄를 저질러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범행 발생 몇 시간 만에 직접 경찰서에 찾아가 자수했고, 주취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징역 1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2심은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동종 범죄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살인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하면 형이 너무 가볍다”며 1심을 뒤집고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