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 피해야…韓경제 하반기 반등"(상보)
"韓, 하반기부터 中 리오프닝 수혜국 될 것"
"中, 중기적으로 4% 이하 성장"
IMF(국제통화기금)가 우리나라에 "섣부른 통화정책 완화는 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경기 둔화와 금융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추가 긴축도 경계한다고 했다.
물가가 안정됐다는 데이터가 쌓일 때까지는 추가 긴축 없이 현 수준의 기준금리(3.5%)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한국경제 반등 시점과 관련해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나타날 하반기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물가목표를 상정한 국가라면 인플레는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한국은 헤드라인 물가가 목표치(2%)를 상회하고 근원물가는 여전히 4%이기 때문에 물가를 잡는 인플레이션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을 섣부르게 완화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선 경계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통화 긴축 장기화에 따라) 성장 모멘텀이 둔화하고 노동시장 타이트니스(경직도)도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도한 긴축 위험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을 고려해 한국은행이 지난 2월과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을 적절히 중단했다"며 "그러면서도 추가 데이터를 반영해 다시 금리인상 옵션을 열어두겠다고 한 점은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준칙 도입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50%로 수렴되고 있는 만큼 부채 수준은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장기적으로 고령화와 생산성 약화 등 여러 도전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정부 재정여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기적으로 재정건전화 노력을 하는 게 마땅하고 신뢰할 만한 수준의 재정 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통과하면 재정부분에서 일부 부실이 나타나도 충분히 보완할 수 있고 (부실에서) 나오는 파급효과를 통제할 수 있는 탄탄한 재정 틀을 통해 전반적으로 한국경제의 신뢰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올해 1분기 한국이 자동차를 중심으로 순수출 기여도가 플러스 전환한 것이 희망적이라면서도 세계적인 반도체 경기 침체와 교역 상대국의 성장 둔화 등이 우리나라 성장 제약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하반기 이후 한국 경제가 본격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반도체 사이클 개선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으로 한국 수출에 분명한 이익을 가져달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부터 성장 모멘텀이 강화돼 내년 한국 경제는 2.4%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현재 중국 리오프닝 효과는 소비와 서비스가 주도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수입 수요 등으로 효과가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이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낮은 데 대해서도 신흥국과 단순 비교를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5%인데 세계 선진국그룹 성장률 전망치는 1.3%"라며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오히려 높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라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부족한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선 "한국의 펀더멘탈은 매우 견고(strong)하다"며 "외환보유액이 GDP(국내총생산)의 25%를 차지하고 단기부채의 2.5배수를 커버하는 수준인 점 등으로 볼때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평균적으로 다른 아시아의 성장률은 0.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거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더 강력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경제가 중장기적으로는 과거와 같은 고공성장을 이어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중기적으로 생산성과 투자가 둔화돼 2028년까지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4% 이하로 낮아질 것"이라며 "중국과 교역을 많이 하는 아태지역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성장률은 4.6%로 지난해(3.8%)대비 0.8%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아태 지역이 올해 세계 성장에 70% 정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일본의 통화정책 방향 불확실성이 글로벌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일본 국채금리가 지난해 10월 이후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며 "일본 국채수익률 추가 상승이 이어지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서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도(인천)=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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