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이 '영수회담' 응하지 않은 배경은? 이재명 측이 밝힌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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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회동을 추진하자는 대통령실의 제안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먼저 만나시라"고 거절했지만 윤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가 먼저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통해 "이 대표부터 만나거나, 나와 이 대표를 동시에 만나 달라"는 수정 제안을 윤 대통령에게 수차례 전달했지만 윤 대통령의 답변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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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野 원내대표 만남 괘념치 않아"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회동을 추진하자는 대통령실의 제안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먼저 만나시라"고 거절했지만 윤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가 먼저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의전상 순서를 따지는 것보다는 여야 협치의 물꼬를 트는 게 시급한 과제라는 이유에서다. 이재명 대표는 4일 정치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여러 사정으로 어렵다면 (야당) 원내대표와 만나는 것도 괘념치 않겠다"고 밝혔다. 만약 윤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 간 만남이 성사된다면 윤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첫 공식 회동이 된다.
당 지도부는 그간 '박 원내대표가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이재명 양해론'에 다소 부정적이었다. 박홍근 전 원내대표 시절부터 시도된 야권 틈 벌리기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박홍근 전 원내대표 시절에도 대통령실 '이재명 빼고 만나자' 제안"
복수의 야권 관계자에 따르면 주호영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나와 함께 윤 대통령과 만나자"는 뜻을 여러 번 전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런 주 원내대표의 제안에 윤 대통령의 뜻이 담겨 있다고 생각했지만, "부적절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윤 대통령이 사실상 거절하는 상황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날 경우 '이 대표 패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통해 "이 대표부터 만나거나, 나와 이 대표를 동시에 만나 달라"는 수정 제안을 윤 대통령에게 수차례 전달했지만 윤 대통령의 답변은 없었다고 한다. 중간에 주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협치의 물꼬를 트기 위해 이 대표와 만나주시길 꼭 부탁드린다"고 제안했지만, 냉랭한 반응만 돌아왔다는 것이 야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이라 만나기 부적절하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실은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상호 공방을 벌이며 생겼던 앙금을 아직 풀지 못해 이 대표를 만나기 꺼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윤 대통령의 태도 역시 이런 '앙금'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재명 비서실장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로 인정하느냐가 문제"
이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이날 본보 통화에서 '이재명 양해론'과 관련해 “문제의 본질은 윤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운영 파트너로서 진정으로 인정하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유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채 야당 1인자인 이 대표를 건너뛰고, 박홍근 전 원내대표에 이어 박광온 원내대표에게 먼저 만남을 요청하는 대통령실의 방식은 갈라치기 전략으로 보인다는 것이 천 의원 지적이다.
다만 천 의원은 "야당에 대한 존중만 있다면 형식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여야의 상호 공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회동 형식은 열어놓고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대표도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분신으로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의 빈소를 찾은 뒤 취재진과 만나 "어떻게든 대화와 정치를 복원해서 이 어려운 민생, 경제, 안보 위기와 이 극단적 갈등의 골을 넘어갈 수 있길 바란다"며 윤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의 만남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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