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영업이익 ‘반토막’…경쟁력 낮은 사업 정리한다

영업이익 전년比 55%↓…“데이터센터·AI 관련 투자 비용 증가”
카카오톡 개편…오픈채팅 세번째 탭에 배치해 역할 강화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55.2% 감소한 71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4일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의 매출은 1조74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4%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871억원으로 93.4% 줄었다. 순이익 감소 원인으로는 지속적인 인프라·신사업 관련 투자가 지목됐다.

카카오는 광고 시장 비수기와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데이터센터 다중화와 건립,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분기 실적에 따라 손익 개선을 위해 일부 사업을 정리할 방침이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이날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더욱 효율화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한 9647억원으로 집계됐다. 플랫폼 부문에서 톡비즈 매출은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의 증가에 힘입어 11.8% 증가한 5156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대리, 주차 사업의 고른 성장과 카카오페이 결제·금융 서비스 매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플랫폼 기타 부문 매출도 17.6% 증가한 3656억원으로 집계됐다.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같은 기간 1.3% 증가한 775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포털비즈 매출은 26.7% 감소한 836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포털 사이트 사업 '다음(Daum)'을 별도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의 국내 검색엔진 유입률(검색 점유율)이 5% 수준에 불과하고, AI 시장 선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독립적인 의사 결정 구조하에 포털 서비스를 발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콘텐츠 부문에서 뮤직과 게임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1분기 대비 각각 13.5%, 0.6% 증가한 2320억원, 2473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미디어와 스토리 매출은 각각 9.7%, 4.9% 감소한 677억원, 2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톡의 본질인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세분화해 이용자 개인의 목적과 맥락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톡의 주요 탭을 재정비하고 다양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까지 순차적인 탭 개편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말 기준 2200만 명이었던 친구탭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올 연말까지 4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 탭은 오픈채팅탭으로 5월 중 개편해 관심사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발견이 어려웠던 오픈채팅이 세 번째 탭으로 전면 배치되면서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고, 내 관심사에 맞는 방을 쉽게 발견해 참여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글로벌 콘텐츠 음원 유통, 매니지먼트 사업 협력에도 나선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은 "SM엔터테인먼트가 멀티 레이블 전략에 기반해 퍼블리싱(음원 발행)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또한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작곡가, 작사가 풀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