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김성태호 기업銀, 내부통제 '빈틈' 채우기 과제

김성훈 기자 2023. 5.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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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은행은 올해 내부 출신인 김성태 은행장 체제가 출범했습니다. 

김성태 은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철저한 '내부통제'를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임기 첫해부터 내부통제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합니다. 

금융부 김성훈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기업은행이 내부통제 관련해 보고 의무를 다하지 않아 최근 금융당국 제재를 받았다고요? 

[기자] 

기업은행은 지난 3월 2일부터 17일까지 금감원의 수시검사를 받았는데요. 

2주 동안 금감원은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구조나 자금세탁 법규 준수 현황 등 자금세탁방지업무 전반을 살폈습니다. 

금감원은 해외 금융 거래를 하는 은행의 경우 보통 3년 정도 주기로 이같이 자금세탁방지(AML)와 관련한 검사를 하는데요. 

기업은행 역시 이전 검사와의 주기가 길어져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3년 더 전에 의심거래 보고 의무와 고액 현금 거래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례가 드러나서 1억 8천900만 원의 과태료를 물었습니다. 

[앵커] 

기업은행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기업은행은 "단순 전산 착오로 누락된 보고를 자체 파악한 뒤, 금융당국에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통상 검사를 벌이기 한 달 전쯤 검사 대상 금융사에 관련 자료 요청 등을 통해 검사 계획을 알리는데요. 

기업은행 역시 이번 검사를 받기에 앞서 자체 점검을 했고, 이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해 조치한 겁니다. 

수시검사 직후 금감원은 금융위에 검사 결과를 보고 했고,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 FIU가 제재심을 열어 과태료 처분을 확정했습니다. 

당초 기업은행에는 2억 3천6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지만, 납부기한 내에 자진 납부한 점을 고려해 20%가 경감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검사 시점 즈음에 영업점 직원의 횡령사고도 터졌죠? 

[기자] 

서울 종로구 한 지점의 창구직원이 고객 돈 1억 9천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직원 A 씨는 국내 업체의 해외 납품 대금 송금 과정에서 송금액을 중간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의 계좌로 옮겨다 썼습니다. 

대금을 받지 못한 해외 업체가 문제를 제기했고, 기업은행은 내부 점검을 통해 횡령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고발 조치했습니다. 

현재는 해당 영업점의 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난해 불거진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 문제에도 얽혀 있는 상황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금감원이 지난달부터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 사건'과 연루된 금융사·임직원에 대한 제재 수위를 논의하고 있는데요. 

기업은행도 16곳의 송금업체와 관련해 3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천억 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이상 외화송금은 주로 국내외 가상자산의 시세 차이,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로 파악됐는데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자금이 은행을 거쳐 달러로 바뀐 뒤, 해외로 송금됐습니다. 

3자 무역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꾸며졌고, 신용장이 없어도 되는 사전송금 방식 등이 활용됐습니다. 

감독당국은 이 과정에서 일부 은행의 임직원도 연루돼 있고, 은행에도 관리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 때문에 고강도 제재를 예고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준수 /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지난 4월 4일) : 해당 금융사 영업점 점포를 포함해 관련 임직원에 대해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업무정지, 임직원 면직 등 최대한 엄중조치할 방침입니다.] 

이르면 이달 안에 제재 수위가 정해질 전망입니다. 

[앵커] 

문제가 한 둘이 아닌데, 김성태 행장도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문제를 의식하고 있죠? 

[기자] 

취임 후 김성태 은행장은 내부통제 강화에 대해 여러 차례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해서도 '가치금융'을 기업은행의 미래상으로 꼽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반듯한 금융'의 핵심으로 내부통제를 꼽았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성태 / 기업은행장 (지난 4월 10일) : 금융사고 제로화를 위해 사람·절차·기술의 '입체적 내부통제체계'를 지속 고도화하고, 발생 가능성과 발생 시 파급영향을 종합 감안해 최적의 내부통제체계'를 구현하겠습니다.] 

기업은행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외부 전문기관에 검증받을 계획을 갖고 있다"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기업은행 같은 경우는 공기업적 성격이 강하고 분류돼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더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보죠.] 

온정주의를 버리고 일벌백계하면서 (내부에) 강력하게 신호를 줘서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죠. 

잇따라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져 나왔는데, 김성태 행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기업은행이 과거 문제에서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해서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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