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명가’ VIP운용 공모펀드, 한 달 수익률 3%대...안착 성공
설정액도 500억원 육박
교보악사 등은 4~5% 수익률 기록한 펀드도 있어
VIP자산운용이 개방형 상품으로 내놓은 첫 공모펀드가 최근 1개월 동안 3%대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6번째로 높은 수치다.
VIP자산운용은 증권업계에서 가치투자의 명가로 꼽히는 곳으로 최준철, 김민국 대표가 2003년 가치투자 개척자(Value Investment Pioneer)란 의미의 VIP투자자문을 설립한 것이 시초다. 2018년 6월 사모 운용사로 전환했고, 2022년 7월에는 공모운용사 인가도 획득해 공모펀드를 내놓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출시된 ‘VIP 한국형가치투자 펀드’는 지난 3일까지 1개월 동안 3.76%의 수익률(A클래스 기준)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VIP자산운용의 최준철, 김민국 대표뿐 아니라 박성재, 조창현 매니저 등 모두 4명의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출시 당시 직전 1년 펀드 수익률에 따라 다음 분기 운용보수를 연동하고, 기본 운용보수는 연 0.8%지만 손실이 나면 회복할 때까지 운용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업계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펀드는 선취로 판매수수료를 떼는 A클래스, 선취수수료가 없는 대신 운용 기간에 비례해 정률로 판매보수를 떼는 C클래스, 온라인 가입이 가능한 e클래스 등으로 나뉜다. 현재 10억원 이상 설정된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572개 중 41개가 최근 한 달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다수의 펀드가 1%대 수익률에 머문 것과 견주면 VIP자산운용의 첫 개방형 공모펀드의 출발은 순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펀드는 3일까지 수수료와 가입 방식에 따른 8개 클래스에서 468억9000만원이 설정됐고 약 40% 정도인 188억3500만원은 온라인 가입 채널인 e클래스에서 모였다.
최준철 대표는 “한국형가치투자 펀드는 아직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단계여서 수익률을 이야기하기는 이른 단계”라면서도 “퇴직연금 자금에서 100억원 이상이 모였고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가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 내부적으로 상당히 성공적인 출발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VIP 한국형가치투자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은 펀드도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전병기 매니저가 운용하는 ‘교보악사그린디지털목표전환 펀드’는 같은 기간 5.03%의 수익률을 기록해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가장 수익률이 높았다. 이 펀드는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할 때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 관련 섹터에 투자하는 쪽으로 운용 전략을 바꾼 펀드다.
강석훈 교보악사자산운용 솔루션본부 본부장은 “디지털 뉴딜과 관련된 인공지능(AI)이나 테크 기업 또는 재생에너지 등 그린 뉴딜과 관련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테마형, 중소형 운용에 강점이 있는 전병기 매니저가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VIP자산운용에서 내놓은 ‘VIP THE FIRST’도 최근 한 달 동안 4.4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VIP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첫 공모펀드였지만, 폐쇄형 펀드여서 적립식투자, 장기투자, 퇴직연금 투자를 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퇴직연금가치 펀드’(4.19%), ‘신한프레스티지가치주 펀드’(4.15%),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스마트뉴딜펀드’(4.16%)도 한 달 동안 4% 넘는 수익률을 기록해 ‘VIP 한국형가치투자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사모운용 쪽에서 가치투자로 이름이 높았던 VIP자산운용이 공모펀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비중 등에서 규제가 훨씬 강력한 공모펀드를 운용하면서 다른 운용사를 압도하는 월등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VIP자산운용으로서도 쉽지 않은 일일 것이라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내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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