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피해자들, 금융위에 “3개월간 증권사 채권 추심 유예·이자 면제해달라”

법무법인 대건, 4일 금융위에 진정서 제출
통정 매매 설명 들은 투자자와 달리 대부분 주가 조작 일당에 속은 피해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사태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증권사의 채권 추심에 대해 3개월간 유예와 해당 기간 이자를 면제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검찰에 입건된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가 지난 1일 서울시내에서 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4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SG증권 사태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건은 금융위를 상대로 교보·키움·메리츠·하나·유진투자·DB금융투자·한국투자·삼성·신한투자·NH투자·유안타·KB·SK증권에 차액결제거래(CFD) 피해자 구제 방안을 권고해달라는 진정서를 냈다. 대건이 제시한 구체적인 구제 방안은 SG증권발 사태의 피해자에 대한 채권 추심을 3개월 유예하고 이 기간 이자를 일시 면제하는 것이다.

대건은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일당 ▲통정매매를 통해 수익이 난다는 내용을 듣고 투자한 사람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투자금을 건넨 사람(피해자)을 다르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서에서 대건은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통정매매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킨다는 내용을 명확하게 듣고 투자한 자들은 엄벌에 처해져야 한다”면서도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는 주범 또는 모집책으로부터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투자금을 건넸다”고 했다.

피해자들이 건넨 투자금은 모집책의 설명과 달리 주가를 조작해 주범의 수익을 창출하는 용도로 사용됐기에 사기 피해자이며 발생된 채무에 대해 업무상 배임의 피해자가 됐다는 게 대건 측의 설명이다. 대건은 “라덕연조차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최대한의 레버리지를 활용해 채무를 발상하게 됐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CFD계좌로 인해 감당할 수 없는 채무를 부담할 수 있다는 내용이 피해자들에게 고지 및 설명됐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CFD 계좌를 발급하는 증권사가 신원 확인을 명확하게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대건은 “명의자의 동의 없는 레버리지 거래를 하거나 일반주식계좌에서 미수금채무를 발생시키는 과정에서 각 증권사들이 실제 유선상 확인 절차를 거치고 위험고지를 제대로 이행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채무”라고 했다. 증권사에 일부 책임이 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의 추심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는 게 대건의 입장이다.

실제 증권사들은 CFD 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워왔다. 2019년 CFD 영업 증권사 수는 4개였으나, 2021년 11개사로 늘었다. 거래 잔액은 2020년 4조8000억원에서, 2021년 5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도 ‘2022년 자본시장 위험 분석 보고서’에서 “증권사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CFD 시장 과열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대건은 “CFD 거래 수수료로 막대한 수익을 얻은 피진정인들이 해당 CFD 계정을 통해 사기 피해를 본 이들에게 최소한의 추심 유예기간도 없이 막바로 과도한 채권 추심 압박을 가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권 추심의 유예기간과 이자 면제 기간의 경우 장기가 아닌 3개월에 불과한바, 피해 확산을 막는데 최소한이지만 최선의 조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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