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올해 7조6000억원 수익 예상…비결은 ‘배당주’

“버핏, 배당주·자사주 매입 선호…배당주 고르는 능력 탁월”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오랫동안 투자에 성공한 것은 배당주 투자 덕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배당주 투자로 올해 57억 달러(약 7조5700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올해 예상 배당금 수익 57억 달러 중 5분의 1은 지난해 보유를 크게 늘려 그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석유업체 셰브런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셰브런은 36년 연속 배당금을 늘려왔다.

배당주는 이익의 일부를 주주들에게 정기적으로 환원하는 종목을 말한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배당주인 코카콜라와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각 7억 달러(9307억원), 식품 기업 크래프트하인즈에서 5억 달러(6648억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3억6300만 달러(약 4827억원)의 배당금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 같은 배당금 수익은 만족스럽지만, 화려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면서도 "배당금은 주가에 있어 중요한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밝혔다.

버핏은 배당주와 자사주 매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투자 방식과 관련된 책을 쓴 미국 곤자가대학교 토드 핀클 교수는 버핏이 여러 경기 순환 주기에 잘 견디면서 배당금도 늘릴 수 있는 투자처를 고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보유 주식 가치를 증대시키고 자체 사업과 기업 인수, 자사주 매입에 재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현금 보유량도 늘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1286억 달러(약 171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1994년 코카콜라 주식 4억 주를 총 13억 달러(약 1조7300억원)에 매수했고 같은 해 7500만 달러(997억원)의 현금 배당을 받았다. 지난해 이 주식 가치는 250억 달러(약 33조원)로 불어났고 버크셔 해서웨이는 배당금으로 7억400만 달러(약 9360억원)를 받았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경우에도 1995년 주식 13억 달러(약 1조7300억원) 상당을 매수하고 배당금 4100만 달러(545억원)를 받았다. 작년에 주식 가치는 220억 달러(29조2000억원), 배당금은 3억200만 달러(4015억원)로 늘어났다. 다만 버크셔 해서웨이는 코카콜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배당금을 가지고 이들 주식에 재투자하지는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배당주는 채권처럼 꾸준히 수익을 지급하면서 주가가 오르면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방식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 급격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할 때도 배당주만은 좋은 수익률을 보였다.

그러나 다른 주식과 마찬가지로 배당주에도 위험이 있다.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경우에는 배당금 액수를 줄이거나 지급을 유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면 투자자들이 기업에 심각한 재정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해석해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 또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주가가 더 비싼 성장주에 더 끌리는 시기라면 배당주는 소외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