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美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마무리 될 것"

윤정원 2023. 5. 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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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성명서, '동결' 가능성 시사

증권사들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증권가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데 무게추를 두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종전 대비 0.25%포인트 높이기로 결정했다. 3차례 연속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5.00∼5.25%로 올랐다. 금리는 2007년 여름 이후 최고 수준으로 1년여 만에 10차례 연속 상승했다.

FOMC는 이날 만장일치로 인상을 결정하면서도 성명을 통해 잠정적 인상 종료를 시사했다. FOMC는 성명에서 "추가 정책 강화(금리인상)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를 없애고 "추가 정책 강화가 적절한 정도를 결정하는 데에"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적었다.

파월 의장은 FOMC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성명의 문구 변경이 "상당한 의미"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불확실한 역풍과 누적된 통화 긴축조치를 볼 때 향후 정책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금리 동결여부 결정은 6월 회의에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은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일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금리 인상 사이클은 마무리된 것으로 판단하며 연내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면서 "성명서에서 통화정책은 제한적인 영역으로 가는 게 적절하다는 문구가 삭제됐으며, 파월도 금리 인상의 끝에 가까워졌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재균 연구원은 "연준은 2004년 5월부터 회의마다 금리를 인상(1.00%→5.25%)했는데, 마지막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성명서에 사용했던 문구와 금번 성명서 문구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 6월 FOMC 전까지 2차례의 고용과 물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이보다는 그 이후에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에 따라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4월에 금리를 동결한 이후 5월에 금리를 인상한 호주중앙은행(RBA)에서 보듯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도 6월 FOMC보다는 그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은 것은 다소 아쉽지만 심정적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종료될 여지가 커진 것으로 해석한다"고 바라봤다.

미국 은행권의 신용위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박상현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은행에 대한 규제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는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이어져 추가 금리인상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고 이는 금리인상 사이클의 중단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5월 FOMC에서의 금리인상을 끝으로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판단한다"며 "Fed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선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파월의장도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금리 인하가 적절해지기 위해서는 수요와 고용시장 상황이 좀 더 약화되고, 비주택 서비스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향후 동결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6월 동결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인하 기대가 차단된다는 점에서 상하방 요인이 상충되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는 6월부터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고 있다"며 "추가 인상 단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헤드라인 물가 둔화 흐름, 근원물가 상승세 약화 가능성, 노동시장 약화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증시는 FOMC에서 나온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소폭 하락하며 2500선을 밑돌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3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2%(5.56포인트) 내린 2495.84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58포인트(0.26%) 내린 2494.82로 출발한 뒤 250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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