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다 해주고 싶은 어린이날인데...고물가에 씁쓸한 부모들

조율 기자 2023. 5. 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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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주원(48) 씨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7살 딸과 함께 실내 놀이공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서울 노원구에서 10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강성란(43) 씨는 "아이가 가지고 싶다는 블럭이 있었는데, 20만 원이 넘어 미안하지만 안된다고 했다"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선물 가격은 오르니 아무리 어린이날이라도 구매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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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앞두고 장난감 가게 찾은 시민 어린이날을 앞두고 장난감 가게를 찾은 시민. 사진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이주원(48) 씨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7살 딸과 함께 실내 놀이공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평소에 아이들이 가지고 싶어 했던 장난감도 사주고, 패밀리 레스토랑 식사도 예약해뒀다. 이 씨가 이날 예상하는 하루 지출 금액은 4인 기준 50만 원이다. 이 씨는 "특별한 날이니만큼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계획을 짰는데, 높은 물가에 깜짝 놀랐다"며 "어린이날이 지나면 한 달 간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겠다"고 말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부모들은 고물가로 인해 오른 외식, 선물, 여행 가격 등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이중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6% 상승했다. 어린이날에 사람이 몰리는 관광지들도 이용 가격이 올랐다.

서울 시내 일부 호텔 뷔페는 가격이 10~20% 가량 상승했다. 일부 놀이공원은 지난 3월부터 연간이용권과 일일이용권(종일권) 가격을 최대 15.4% 올리기도 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10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강성란(43) 씨는 "아이가 가지고 싶다는 블럭이 있었는데, 20만 원이 넘어 미안하지만 안된다고 했다"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선물 가격은 오르니 아무리 어린이날이라도 구매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장모(39) 씨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아이들과 외식을 하고 싶지만, 분위기 좋은 곳은 10만 원이 기본"이라며 "외식은 포기하고 오늘 아이들을 위한 특식을 만들기 위해 장을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린이날 일정을 공유는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일도 발생한다. 경기 성남시 소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신모(28) 씨는 "아이들이 어린이날에 아무 곳도 가지 않는 친구를 놀리거나, ‘나는 비싼 선물을 받는다’,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간다’고 자랑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풀이 죽거나 상처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기 양주시에 거주하는 고주완(38) 씨는 "이번 휴일에 경제적 사정으로 부부 모두 근무를 하게 됐다. 아이에게 평소와 같이 학원에 가야할 것 같다고 말하니, 다른 친구들은 모두 그 날 부모와 논다며 슬퍼했다"며 "아이가 다른 아이와 자신을 비교하며 속상해하는 것을 보니 부모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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