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6.36→1.38 ‘아빠 김현욱’ ‘엄마 강영식’ 만년 유망주를 깨워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2023. 5. 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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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투수 김진욱(21)은 3일 광주 KIA전서 올 시즌 첫 실점을 했다.

배 코치는 "나는 한 게 없다.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다. 김현욱 코치가 어빠, 강영식 코치가 엄마 역할을 해줬다.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 김진욱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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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투수 김진욱(21)은 3일 광주 KIA전서 올 시즌 첫 실점을 했다. 남겨 놓고 내려온 주자를 다음 투수가 막아내지 못하며 실점이 올라갔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기 때문이다.

12경기만에 첫 실점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김진욱의 성장을 엿볼 수 있다.

김진욱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어제 경기 실점으로 김진욱의 평균 자책점은 1.38이 됐다. 지난해 6.36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경기 세부 지표도 대단히 좋다. 12경기서 13이닝을 던졌는데 5피안타 9볼넷 1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볼넷이 조금 많았던 것은 흠이었지만 피안타율이 0.122에 불과했고 WHIP도 1.08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

김진욱은 어떻게 1년만에 언터처블 투수가 될 수 있었을까.

배영수 롯데 투수 코치는 모든 공을 김현욱 코치와 강영식 코치에게 돌렸다. 둘을 김진욱의 아빠 엄마라고 했다. 그만큼 오랜 시간 곁에 붙어 많은 것을 가르쳐 줬다는 것이다.

배 코치는 “나는 한 게 없다.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다. 김현욱 코치가 어빠, 강영식 코치가 엄마 역할을 해줬다.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해 김진욱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김현욱 코치는 김진욱이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큰 힘을 보탰다.

투수들의 밸런스 훈련에 특화 돼 있는 김 코치다. 대신 훈련량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김 코치의 훈련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 힘든 일을 김진욱은 묵묵히 해냈다. 김 코치가 거의 1대1로 붙어 체력과 밸런스 훈련을 시켰고 김진욱은 그 훈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안정감 있는 밸런스를 갖게 됐다.

강영식 코치는 멘탈을 담당했다. 김진욱이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갖고 공을 던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배 코치는 “김현욱 코치의 훈련을 다 소화한 것 만으로도 김진욱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힘든 일을 군소리 없이 다 해내더라. 그때 김진욱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강영식 코치는 김진욱의 정신력을 담당했다. 심적으로 약해지지 않도록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두 코치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김진욱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배 코치는 김진욱의 기용법을 통해 믿음을 심어줬다. 김현욱 강영식 코치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 준 셈이다.

상대 타자가 우타자이건 좌타자이건 잘 치는 타자이건 못 치는 타자이건 과감하게 기용해 벤치가 김진욱을 믿고 있음을 보여줬다.

배 코치는 “될 수 있는 대로 마운드에서 김진욱이 해결을 하고 내려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벤치가 김진욱을 믿고 있음을 보여주려 애썼다. 도중에 내려오면 어제 경기처럼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서튼 감독님이 김진욱을 믿고 기용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와주셨다. 나는 그 믿음에 따라 좀 더 과감하게 김진욱을 기용했다. 그런 것들이 쌓이며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투수로서 기술이 발전하고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기게 되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김진욱은 그 토대가 잘 만들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김진욱에 대해서도 기대를 갖게하는 대목이다.

김진욱의 무실점 행진은 12경기서 멈춰 섰다. 지금 까지 준비해온 것들이 있기 때문에 크게 흔들리지는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김진욱이 없었다면 롯데의 연승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선발이 무너진 상황에서 흐름을 끊어주며 필승조까지 연결해 주는 몫을 충실히 해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앞으로도 김진욱은 할 일이 많다. 지금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유지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튼실한 준비가 돼 있기에 기대치를 갖게 한다 할 수 있다. 김진욱의 야구는 이제 다시 시작됐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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