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거품이 솟구치는 이유 찾았다..."환경오염 해결에 기여"

박정연 기자 2023. 5. 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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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따면 흘러내리는 탄산음료나 맥주와 달리 샴페인의 거품은 일직선으로 솟구친다.

샴페인 거품이 이처럼 독특한 형태로 뿜어져 나오는 이유를 과학자들이 규명했다.

연구를 이끈 로베르토 제니트 브라운대 공학과 교수는 "샴페인 고유 풍미를 주는 화합물에 담긴 계면활성제 성분이 단단한 거품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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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라운대·프랑스 툴루즈대
거품이 솟아나오는 샴페인.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뚜껑을 따면 흘러내리는 탄산음료나 맥주와 달리 샴페인의 거품은 일직선으로 솟구친다. 샴페인 거품이 이처럼 독특한 형태로 뿜어져 나오는 이유를 과학자들이 규명했다.

미국 브라운대와 프랑스 툴루즈대 공동연구팀은 샴페인에 담긴 계면활성제가 거품을 형성하는 기포들 사이의 마찰을 줄여 부드럽게 솟구친다는 연구 결과를 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플루이드’에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로베르토 제니트 브라운대 공학과 교수는 “샴페인 고유 풍미를 주는 화합물에 담긴 계면활성제 성분이 단단한 거품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거품이 일직선으로 솟구치는 샴페인과 스파클링와인과 같은 음료는 거품을 이루는 기포들이 매우 안정적으로 연결됐다는 것에 주목했다. 기포들이 튼튼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거품이 모양을 무너뜨리지 않고 일직선으로 솟아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뚜껑을 땄을 때 거품이 곧바로 흘러내리는 맥주나 탄산음료는 반대로 기포들의 연결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샴페인의 기포들이 안정적으로 연결되는 이유를 찾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거품이 나는 음료인 샴페인, 스파클링 와인, 맥주, 탄산음료 각 음료를 투명한 용기에 채워 넣은 뒤 주사기를 사용해 공기를 주입하면서 기포가 연결되고 거품이 형성되는 과정을 관찰했다. 음료의 성분 함량에 따라 거품의 모양이 어떻게 유지되는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거품이 일직선으로 솟아오르는 샴페인과 스파클링 와인에선 화합물의 일종인 계면활성제 함유량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계면활성제는 서로 다른 성질의 물질이 만나는 면에서 마찰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샴페인에 담긴 계면활성제는 마치 비누처럼 기포 간의 마찰을 부드럽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샴페인 특유의 풍미를 내는 단백질에는 계면활성제가 사용된다.

연구팀은 또 기포의 크기도 거품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기포의 크기가 클수록 거품의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 솟아올랐다. 탄산음료의 경우 기포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거품이 불안정한 모습으로 흘러내렸다.

연구팀은 거품의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화합물을 밝힌 이번 연구가 환경오염과 관련한 기술이나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하수를 거품형태로 만들어 운용하는 하수처리 기계의 성능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저에서 생산되는 메탄이나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가 바닷물에 흡수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고도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제니트 교수는 “거품의 특성과 형태를 결정하는 원인을 찾는 연구는 산업계와 환경연구계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며 “후속 연구에선 거품 흐름에 유체역학적 특성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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