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난립' 정당현수막, '보호구역·2m 이하 높이'에 설치 금지된다

행안부, 가이드라인 8일부터 시행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금지…위반 시 지자체 철거 가능

정당현수막 가이드라인. (행안부 제공)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무분별하게 난립한 정당 현수막으로 안전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앞으로는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과 2m 이하 높이에 대한 정당현수막 설치가 제한된다.

행정안전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정당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오는 8일부터 시행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2월11일 정당현수막 신고 절차·설치 장소상 제한을 두지 않는 내용의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됐다. 정당활동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의 조치였다.

그러나 정당 현수막이 지나치게 낮은 위치에 설치되거나 한 곳에 대량 설치되면서 전국적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

행안부에 따르면 법 시행 후 발생한 정당현수막 안전사고 8건 중 6건은 낮게 설치된 현수막에 신체 일부가 걸려 일어난 낙상, 2건은 다수의 현수막이 설치된 가로등 전도로 인한 사고였다.

국회에서는 정당현수막 장소·개수·규격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6건 발의된 상황이다. 다만 행안부는 법안 통과 이전 안전 담보 차원에서 현장에서 즉시 현수막 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이번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설치 금지 사례를 수록했다.

행안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위해 지자체는 물론 선거관리위원회의 의견수렴을 거치는 등 공감대 형성 절차를 거쳤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우선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에는 정당현수막 설치가 금지된다.

또한 현수막은 보행자가 통행하거나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우려가 있는 곳에서는 끈의 가장 낮은 부분이 지상으로부터 2m 이상이 되도록 설치해야 한다.

정당 외의 단체명이 표기되거나 당원협의회장이 아닌 일반 당원 이름이 표기된 경우 통상적 정당활동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설치를 제한한다.

아울러 현수막 지정 게시대나 정치 현수막 게시대의 우선 설치가 권고됐다.

표시·설치 규정을 위반한 정당현수막은 해당 지자체에서 시정 요구 후 미이행시 철거할 수 있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이번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당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정당활동 자유와 쾌적한 생활환경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