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진화한 인간"…신간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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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너무나도 다르고,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얽혀 있는, 정교하게 구성된 이런 형태들이 모두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법칙에 의해 탄생하였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힘에 의해 그토록 단순한 시작에서부터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우며 한계가 없는 형태로 전개되어 왔고, 지금도 전개되고 있다는,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이어 "인간의 문화적 능력은 고립된 채로 진화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언어, 가르침, 지능, 조망 수용, 계산 능력, 협력적 성향, 도구 사용, 기억, 환경의 통제와 같은 인지와 행동의 핵심적인 측면들과 복잡하게 공진화(共進化·Coevolution)하며 형성됐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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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서로 너무나도 다르고,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서로 얽혀 있는, 정교하게 구성된 이런 형태들이 모두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법칙에 의해 탄생하였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힘에 의해 그토록 단순한 시작에서부터 가장 아름답고 경이로우며 한계가 없는 형태로 전개되어 왔고, 지금도 전개되고 있다는, 생명에 대한 이런 시각에는 장엄함이 깃들어 있다."
찰스 다윈이 쓴 기념비적인 저서 '종의 기원'의 마지막 장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는 책에서 수많은 예시를 통해 '자연 선택'에 따라 동물은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인간의 발전을 견인한 '문화'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지적 능력의 진화를 논의하면서 "능력의 발달 단계를 추적할 수만 있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지만 능력과 지식 부족으로 시도할 수 없을 뿐"이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영국의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인 케빈 랠런드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가 쓴 '다윈의 미완성 교향곡'(동아시아)은 다윈이 지식 부족으로 시도하지 못한 지점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도대체 인간은 어떻게 해서 다른 동물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지적 능력을 갖추게 됐는가다.
저자는 누진적인 문화의 발전을 그 이유로 든다. 여기서 문화란 공유되고 학습되는 지식의 광범위한 축적과 시간에 따른 기술의 끊임없는 개선을 의미한다. 지능도 어느 정도 성공과 관련이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우리의 통찰력과 지식을 한데 모으고 각자의 해결책 위로 새로운 해결책을 누적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가령 인간의 조상이랄 수 있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340만년 전 석편을 사용해 도살된 짐승의 고기를 떼어냈고, 호모 에렉투스는 여기서 한 단계 발전한 주먹 도끼를 사용했다. 9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송곳, 작살과 같은 기구를 만들어냈고, 4만년 전에는 찌르개, 돌칼, 바늘 등 보다 정교한 도구를 제작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인간의 도구 제작 문화는 전승돼 발전했다.
반면, 다른 동물들은 도구를 사용할 줄 모르며 인간 유전자와 98.5% 동일해 가장 똑똑하다고 간주하는 침팬지조차 지극히 낮은 수준의 도구를, 그것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발전 속도도 미미할 따름이다.
저자는 인간과 동물의 이 같은 차이는 발전의 동인(動因)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인간이 다른 동물들처럼 '자연 선택'에 따라 진화한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진화해 온 존재"라는 것이다. 기후, 포식자, 질병과 같은 외부적 요인이 인간의 진화를 이끌었다기보다는 "우리 조상들이 사회적으로 전달하고 학습한 활동들이" 인류의 진화를 유도했다는 얘기다. 그는 "인간의 마음은 문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문화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이어 "인간의 문화적 능력은 고립된 채로 진화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언어, 가르침, 지능, 조망 수용, 계산 능력, 협력적 성향, 도구 사용, 기억, 환경의 통제와 같은 인지와 행동의 핵심적인 측면들과 복잡하게 공진화(共進化·Coevolution)하며 형성됐다"고 덧붙인다.
536쪽. 김준홍 옮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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