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떨어진 그 집 없어요?”...약세장에도 거래 늘어난 동네 [매부리레터]

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2023. 5. 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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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매 거래량 늘고 매수심리 개선
집값 반등일까, W자형 횡보일까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집값이 오르는 국면이라기보다는 갈아타기 수요, 실거주 수요가 움직이는 장이죠.”(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원래 갈아타기는 상승장보다 하락장이 유리해요. 싸게 파는게 아까우실 수 있지만, 갈아탈 집도 많이 빠졌으니까 오히려 이익이죠.”(서울 동작구 H 공인중개사)

부동산 거래량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워낙 작년이 거래량이 바닥이었던 상황이어서 올해 거래량으로 ‘반등’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작년 대비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고금리와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집을 매수하고 있습니다.

인구 절벽, 전세가 하락, 고금리 상황속에서도 사람들은 왜 집을 매수하는 것일까요. 또한 어느 아파트를 많이 선택했을까요.

거래량 반등한 시흥, 화성, 용인의 공통점은
집값 상승은 거래량 증가와 맞물려서 나타납니다. 그런의미에서 거래량 상승에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상으로 거래량의 ‘회복’은 뚜렷해보입니다. 4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를 살펴본 결과, 올해 3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5815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10월(1만6422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3월을 포함한 올해 1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3만4441건)도 지난 분기(1만6674건)보다 2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느 지역 아파트를 많이 매수했을까요. 3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에서는 화성시(966건), 용인시(906건), 시흥시(609건) 등이 높은 매매 거래량을 나타냈습니다. 화성시와 용인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반도체 사업체가 모여있는 곳입니다. 일자리와 가까운 직주근접 지역으로 2030 실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시흥시도 GTX-C노선,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등 다양한 교통 호재를 안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은평구가, 인천에서는 서구의 매매 거래량이 두드러졌습니다. 리얼투데이는 “서울 은평구는 다양한 정비 사업과 교통 호재로 정주 여건이 개선되고 있고,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라 20·30세대의 관심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인천 서구는 2기 신도시인 청라·검단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인구 유입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정점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대출받을때 소득 기반한 상환능력(DSR)을 보지 않는 특례보금자리론 효과로 매수세가 붙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수 심리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4월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넷째 주(24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0.3으로 지난주(79.3) 대비 1.0포인트(p) 올랐습니다. 지난해 10월31일(80.6) 이후 6개월 만에 80대로 올라선 것입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의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전세수급지수도 회복세입니다. 전국은 79.9에서 81.0로 오르며 10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하락기에도 학군지 신축 대단지는 거래량 늘었다
학군지에 위치한 서울 신축 대단지 아파트는 부동산이 반등할때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아실 캡처.
거래량을 보면 서울은 은평구, 인천 검단, 경기도 화성, 용인, 시흥 등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 매매가 활발했습니다. 그렇다면 아파트별로 봤을때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어디일까요. 아무래도 대단지일수록 매물이 많고 찾는 손님이 많기때문에 매매 거래도 많을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모든 대단지가 거래가 증가한 것은 아닙니다.

4일 기준, 부동산 정보앱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곳은 서울 송파 헬리오시티로 134건이 거래됐습니다. 2021년만해도 전용 84㎡가 23억원대까지 거래되던 곳인데 지난해 부동산이 급락하면서 16억~17억원대 거래됐습니다. 부동산 폭락의 ‘바로미터’처럼 여겨졌던 이곳은 올해 들어 시세가 회복되더니 지금은 18억원 후반대에 실거래되고 있습니다.

그외에도 거래량이 높은 곳으로 나오는 곳은 학군지에 위치한 신축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서울 송파 파크리오, 양천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강동 고덕 그라시움, 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입니다. 지난해 연말만 하더라도 ‘폭락’의 사례로 전고점 대비 40% 가깝게 하락 실거래가 찍힌 곳인데 급매가 소진되면서 작년 말 수준의 호가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기업 맞벌이 부부 김모씨도 최근에 서울 송파 대단지 ‘국평’으로 갈아탔습니다. 김씨는 “15억 대출 규제가 있을때는 갈아탈 엄두를 못냈다. 언제 또 정부가 대출을 묶을지 모르니 최대한 영끌해서 갈아탔다”고 했습니다. 김씨는 “아이 초등학교 입학전에는 학군지로 가고 싶었는데, 시장 전망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실거주고 대출이 허용돼 잔금을 마련할 수 있어 용기를 냈다”고 했습니다.

서울 강동구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15억 대출 규제가 풀렸고, 학군지로 갈아타려는 수요다. 작년 하반기 수준의 낮은 호가는 찾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주로 40대 한자녀, 두자녀 있는 집들이 기존 집을 팔고 갈아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집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서울 양천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이 안팔린다, 안팔린다 하더라도 학군지 신축 대단지는 하락장에도 거래가 되고, 시세 회복도 빠르다. 그만큼 부동산 위기일때는 환금성 강한 부동산은 살아남는다는 뜻”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으로 전환할지, 아니면 소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W’자형 국면을 보일지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립니다. 향후 금리 전망, 전세매물 증감 추이와 전세가격 변화에 주목해야하는 이유입니다.부동산 반등이 시작된 것일까요. W형 횡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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