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후임 감독은 누굴까…위기 탈출이냐, 추가 리빌딩이냐

김세훈 기자 2023. 5. 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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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김도훈 김학범(왼쪽부터). 프로축구연맹 제공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선수와 지도자로 14년 넘게 전북에서 활동한 김상식 감독(47) 사임을 발표했다. 총체적 난국 속에서 망가진 명가 위용을 재건할 후임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전북은 4일 “김 감독이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김 감독이 스스로 두차례 전달한 사임 의사를 구단과 모기업(현대자동차)이 전날 받아들였다. 2009~2013년 전북 선수로 뛴 김 감독은 2014~2020년 코치로 최강희 전 감독,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을 보좌한 뒤 2021년 감독으로 승격했다. 지난해 말 재계약했지만 두 번째 임기는 반시즌 만에 끝났다.

전북은 12개 팀 중 10위(3승1무6패)에 머물고 있다. 전북은 세대교체를 위해 폭풍영입이라고 할 만큼 대규모로 선수단을 개편했다. 그런데 그로 인한 조직력 저화, 부상자 속출 등이 맞물려 성적은 강등권이다. 허병길 대표이사가 서포터스와 대립하면서 구단과 서포터스 간 관계까지 깨졌고 관중도 줄었다. 전북은 김두현 수석코치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겼다. 어린이날 서울 원정도 김 코치가 지휘한다.

전북과 현대차는 후임 감독 작업을 시작했다. 김도훈, 김학범, 윤정환 등이 거명된다. 박지성은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전력 강화 담당 이사)다. 박지성은 김상식 감독 재신임, 대규모 선수 영입 등에 깊이 관여했다. 성적 부진, 감독 사퇴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지성은 감독 추천권까지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이 후임 감독을 추천한다면 외국인 지도자가 될 공산이 크다. 외국인 감독 영입은 대부분 시즌을 마친 뒤 장기적인 계획 속에 이뤄진다. 구단 운영 철학, 선수단 비전 등에 맞춰 최소 3~5년 정도 임기를 보장해야만 외국인이 제 몫을 할 수 있다. 시즌 도중 위기 속에서는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직접 겪어보지 못해 어떤 철학을 가진 감독인지 정확하게 모르는 데다, 한국 축구 문화와 상황에 낯선 외국인을 선임하는 게 또다른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그래도 현대차가 만일 시즌 성적을 사실상 포기한다면 외국인을 선임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박지성이 추천한 지도자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현대차가 이번 시즌 성적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국내 지도자를 뽑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이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을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전북은 오는 8월 2023~2024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참가해야 한다. 다음 시즌 아시아챔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하려면, 이번 시즌 K리그 3위 안에 들거나,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해야 한다. 올해 성적을 끌어올리려면, 선수들에 대한 정확한 파악능력, 선수단 장악력, 치밀한 전술 전략 수행능력, 현재 코치진과 협업 능력 등을 고루 갖춘 국내 지도자가 필요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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