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1.5% 성장, 일본보다 낫겠지만.." 아직은 아니

반도체산업 등 부진.. 고물가, 부동산시장 변수
하반기 반도체 경기, 중국 리오프닝 등에 기대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아시아 태평양 주요국 가운데 일본에 이어 가장 낮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수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지만 개선 추이가 불투명하고, 내수시장과 글로벌 무역 환경 역시도 불확실해 경제성장에 부정적 요소가 산적한 탓입니다.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아 통화정책 변화를 어렵게 하고 있는데다, 부동산 리스크도 위험신호로 분석했습니다.

빨라야 하반기 반도체시장 회복을 기점으로 경기 개선에 물꼬를 틀 것이란 관측입니다.


오늘(4일)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태국장은 4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제56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가운데 ‘불확실성 속에도 수그러들지 않는 회복’이란 주제 기자간담회에서 아태 지역과 한국에 대한 경제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우선 그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5%로 아태지역 주요국 가운데 일본(1.3%)에 이어 두 번째 낮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앞서 지난해 10월 전망치보다도 0.2%포인트(p) 낮아진 수준입니다.

이 같은 성장률은 인도(5.9%)나 중국(5.2%)보다 떨어지고 호주(1.6%)보다도 낮습니다.

또 세계 평균(2.8%)이나 아시아(4.6%), 아세안(ASEAN, 4.6%), 태평양 도서국(PICs, 3.9%) 수준과 비교해도 저조한 편이어서 상당히 불안한 경제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은 최근 몇 분기 무역 파트너국들의 성장 둔화와 글로벌 반도체 다운사이클로 인해 수출 타격을 입으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면서 “동시에 통화 긴축 정책과 지난해 대규모 부양책에서 정상화로 돌아선 재정 정책이 내수를 위축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고금리로 인해 집값 등 조정이 이어진 것 역시 소비 억제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내수 위축과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등이 경제성장세를 둔화시켰고, 부동산시장에서 높은 집값 역시도 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기 위축을 초래했다는 얘기로도 해석됩니다.

이같은 경기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한은의 목표 수준보다 높은 탓에, 단기간 기준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봤습니다.

실제 소비자물가가 내려가도, 근원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현 상황들은 이를 반증합니다.


국장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 등으로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근원인플레이션은 크게 내려오지 않았다”면서 “단기적으로는 통화정책을 인플레이션 조정에 초점을 맞추되, 섣부른 완화 정책은 피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나마 내년 경제 상황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년 한국의 성장률은 2.4%로, 일본(1.0%), 호주(1.7%)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해말부터 반도체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전문가 등 관측들을 반영해, 수출전선 회복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면서 1분기 순수출 부문에 성장 기여도가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이 가시화되면서 전 산업 분야의 회복세가 빨라지면 한국 수출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