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선발 등판 확정 후 쏟아진 메시지들…오승환 “은퇴 아닙니다”

김하진 기자 2023. 5. 4. 1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 오승환이 3일 대구 키움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대구 | 김하진 기자



3일 프로 데뷔 19년만에 첫 선발 등판을 마친 오승환(41·삼성)은 그간 있었던 뒷 이야기를 공개했다.

오승환은 이날 5이닝 5안타 1홈런 6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1-4로 졌지만 프로 무대에서 한 길만 걸어왔던 그였기에 5이닝을 버틴 것 자체가 긍정적이었다.

전날 오승환의 선발 등판이 공표가 되면서 그에게 지인들의 연락이 쏟아졌다. 경기 후 오승환은 “나도 놀랄 정도로 지인들의 많은 연락을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경기고-단국대를 졸업한 뒤 200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620경기에 등판하면서 한 번도 선발로 뛴 적이 없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오승환이 선발 투수로 나서게 된 건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오승환은 올해도 팀의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진한 성적을 냈다. 마무리 투수로 나선 7경기에서 1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 4.91을 기록했다. 결국 이 자리를 후배인 왼손 이승현에게 내주고 말았다.

오승환은 중간 계투에서도 제 구위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정현욱 투수코치가 선발 등판 제의를 했고 박진만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오승환이 은퇴를 앞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지인들도 “3일 경기를 끝나고 은퇴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평일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1만339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진귀한 풍경을 보기 위함도 있지만 오승환이 ‘마지막’일수도 있다고 생각한 팬들도 적지 않았다.

오승환의 답은 명확했다. 그는 “아직은 그럴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고집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많은 팬분들이 원하시는 것처럼 지금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은퇴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을 한다. 내가 몸이 아프지 않는 이상은 더 열심히 해서 반등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게 첫번째다. 아직은 그렇게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다”라며 주변의 우려를 잠재웠다.

다행히 이날 부진 탈출의 실마리를 잡았다. 또한 매번 경기 막판에만 나왔던 그는 경기를 시작하는 일도 얼마나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것인지도 다시금 깨달았다.

오승환은 “확실히 9회에 나가는 것도 부담이지만 1회에 나가는 것도 부담인 것 같다”라며 “선발, 불펜, 마무리, 1번부터 9번까지 정말 많은 부담을 안고 다같이 뛰는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선발 투수를 해보니 경기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1회부터 선수들이 힘빠지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말했다.

결국 오승환이 돌아가야할 곳은 뒷문이다. 오승환도 이를 잘 안다. 그는 “팀이 궁극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내가 제 위치로 가야한다고 생각을 한다. 코칭스태프도 그렇게 말씀을 하신다. 나도 빨리 내 위치로 가야 모든 선수들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승환은 4일 2군으로 내려가게 됐다. 2군에서 마무리로 복귀하는 준비 과정을 밟은 뒤 1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퓨처스리그 1~2경기를 소화할 계획이다.

오승환은 개인 통산 한미일 496세이브, KBO리그 374세이브를 올렸다. 한미일 500세이브까지는 단 4세이브가 남았다. ‘끝판왕’의 면모를 되찾으면 다시 대기록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다.

대구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