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감독 "칸 시리즈 각본상 수상…말로만 듣던 기립박수까지"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가장 큰 목표는 관객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었어요."(전우성 감독)
제6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장편 경쟁부문 각본상을 수상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의 최병윤·곽재민 작가와 전우성 감독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고 소감 등을 밝혔다.
'몸값'은 각본상 이외에도 베스트 시리즈상, 음악상, 각본상, 배우상 등 5개 부문에서 9개 작품과 경쟁했으며, 결국 각본상을 받아내며 이 시상식에서 한국 드라마가 수상한 첫 번째 기록을 세웠다.
진선규, 전종서, 장률 등이 출연한 '몸값'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중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동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날 인터뷰에서 전우성 감독은 "수상할지 몰랐다. 보통 전날 언질을 준다고 했는데 아무런 이야기가 없어 깜짝 놀랐다"며 "말로만 들었던 기립박수를 실제로 듣고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올해 칸 시리즈 경쟁부문 초청작 중 유일한 K콘텐트였던 '몸값'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열린 공식 스크리닝에서 23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원작자인 이충현 감독의 반응에는 "너무 좋아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낭보를 전해들은 최병윤 작가는 "아침에 연락이 오는데 '뭐지?' 했다"며 얼떨떨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칸 핑크카펫을 밟은 뒤 먼저 한국으로 돌아간 배우들의 반응에 대해선 "카톡 방에서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전 감독은 각본상 수상 비결을 "이야기가 예상치 못하는 흐름으로 흘러가는 재미들이 관객이나 심사위원들에게 인상적으로 남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첫 장편이고 으샤으샤 만들었는데 좋은 스태프와 함께 했다. 숟가락만 얹은 느낌"이라며 "단편과 다른 즐거움을 느끼면서 작업했다"고 털어놨다.
최 작가는 "'몸값' 시나리오 집필할 때 시험 치는 마음으로 살았다"고 떠올렸으며, 곽재민 작가는 "K콘텐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최초라서 기쁘고, 저희가 스타트를 끊은 만큼 앞으로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오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시즌2 제작 여부와 관련해선 "관객 분들이 기다려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확정된 게 없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 감독이 답변했다. 다만 시즌2가 제작된다면 "원테이크 형식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새로운 버라이어티가 있는 시즌2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몸값'은 원테이크 촬영 기법으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전 감독은 "기본적으로 카메라가 주요 인물들의 곁을 떠나 자유적으로 유영하는 걸 최소화하려 했다"며 "그런 부분이 관객들에게 답답함을 줄 수도 있지만 배우들이 연기로 잘 소화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 감독은 "사람의 몸에 가격을 매기고, 악독한 자본주의 사회가 붕괴되면서 나오는 악함들이 잘 보였으면 좋겠다. 몸값을 매기고, 서로의 관계가 전복되면서 뒤바뀌는 재미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로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를 받게 된 전 감독은 "수상한 건 기쁘지만 부담을 갖기 보다 다음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곽 작가는 "좋은 이야기를 만들며 살 수 있으면 너무 행복한 삶이라 생각한다. 부담도 되지만 더 잘하라는 격려의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며, 최 작가는 "상을 받은 걸 잊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몸값'은 올여름 파라마운트+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전 감독은 "배우들의 뜨거운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예측할 수 없는 재미가 있다"며 예비 시청자들을 유혹했고, 곽 작가는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는데 조금의 불편함만 넘어서면 굉장히 재미있는 새로운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최 작가는 "약간의 취향을 타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취향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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