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3.5% - 미국 5.25%…사상 최대 금리격차

■ Fed, 10연속 기준금리 인상
지속된 인플레에 16년만에 최고
韓 환율불안 · 자본유출 가능성
추경호“경계감 갖고 상황 대응”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0회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다. 시장에서는 Fed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이제 정점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은 상단 기준으로 1.75%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게 됐다.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하면 가뜩이나 수출 부진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는 원화 가치 하락 흐름을 부추겨 자본 유출과 수입물가 상승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완만해지고는 있지만 쉽사리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에 3차례 연속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에 따라 현재 4.75∼5.00%인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로 올랐다. 지난 2007년 이래로 최고치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은 22년여 만에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닷컴 버블’로 금융시장이 과열됐던 1996년 6월∼2001년 3월 사이에도 1.50%포인트가 기존 최고 기록이었다. 이에 1340원 안팎을 오르내리는 원·달러 환율 흐름이 자극을 받으며 외환시장 불안과 대외신인도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4일 원·달러 환율은 Fed의 인상 행진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에 3.2원 내린 1335.0원에 개장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면서 “내외 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과 함께 시장 교란 행위 및 쏠림 현상 등에 대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한다”면서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관범·박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