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 신라 ‘천마’ 세상 밖으로…가까이서 본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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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아 우주로 비상하는 신라의 천마가 세상에 다시 나왔다.
신라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최고 명품이자 현재 남은 유일한 신라 채색회화인 경주 천마총 출토품 천마도가 9년 만에 공개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4일 경내기획전시시관에서 개막한 천마총 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를 통해 천마도가 그려진 당대 신라인의 말다래 유물 4점을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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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인 말다래 유물 4점 사상 첫 한자리에
하늘을 날아 우주로 비상하는 신라의 천마가 세상에 다시 나왔다. 신라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최고 명품이자 현재 남은 유일한 신라 채색회화인 경주 천마총 출토품 천마도가 9년 만에 공개됐다.
국립경주박물관은 4일 경내기획전시시관에서 개막한 천마총 발굴 50주년 기념 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를 통해 천마도가 그려진 당대 신라인의 말다래 유물 4점을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말다래는 말 탄 이의 옷에 흙이 튀지 않게 말 안장 양쪽에 늘어뜨린 보호막 유물로 장니라고도 부른다. 천마도 4점은 금관과 장신구 출토품이 전시된 중반부 통로를 지나 가장 안쪽 전시장에 배치됐다. 핵심 유물인 자작나무껍질(백화수피)로 화폭을 만든 천마 그림 말다래는 온습도가 조절되는 특제진열장 안에 놓인 채 영기가 일렁거리는 동영상을 배경으로 전시장 한가운데 자리 잡았다. 그 왼쪽 진열장에는 천마 그림과는 재질이 전혀 다른, 천마 모양의 금속판장식물 3종이 나란히 진열돼 관객을 맞았다. 대나무살로 엮어 만든 바탕 판을 천으로 감싼 뒤 그 위에 천마와 주위 영기를 오리거나 뚫음기법으로 표현한 금동장식판을 덧댄 천마총 말다래, 금령총과 금관총에서 파편으로 나온 천마 모양의 말다래였다.
이번 전시는 이처럼 만듦새가 각기 다른 4종의 천마들 모양새를 견줘가며 감상하는 묘미가 각별하다. 색감이나 묘사 측면에서는 자작나무껍질에 그린 천마 그림 말다래가 단연 뛰어나지만 조형적 표현이 쉽지 않은 금동판을 뚫거나 두드려 생생한 말의 표정과 비늘 같은 몸 표면의 돌기까지 표현해낸 천마총 출토판 장식 말다래도 밀리지 않는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또 금속판 장식 말다래들 가운데 금관총, 천마총 천마상이 상승감이 돋보이는 동세를 지닌 반면 금령총 천마상은 가라앉은 표정에 하강하는 동세를 느끼게 하는 점도 이채롭다.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르게 눈길이 가는 건 천마총 출토 황금유물들을 포착한 구본창 사진가의 근작들이다. 검은빛 배경을 바탕으로 찍곤하는 문화재 기록사진의 관행과 달리 균열이 군데군데 보시는 황금빛 벽지를 배경으로 유물들을 근접 촬영했다. 금관, 관모, 귀걸이, 관장식 등의 표면과 미세한 접합부를 세밀하게 드러낸 사진들에서 신라장인이 남긴 집요하고 섬세한 수공의 흔적들을 도드라지게 느낄 수 있다.
전시는 7월 16일까지. 개막 때 네종의 신라천마가 나왔지만 다음달 천마 한종이 추가로 공개된다. 천마총 발굴 때 지금 단독전시 중인 천마그림 말다래 위에 놓인 채 출토됐던 또다른 천마그림 말다래가 기존 말다래를 대체해 출품되기 때문이다. 5종의 천마를 다 보고 싶다면 경주를 두번 가야하는 셈이다.
경주/글 ·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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