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FINAL 리포트] SK 김선형이 큰 경기에서 강한 이유, 긴박한 상황에도 웃을 줄 안다

손동환 2023. 5.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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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한 상황에도 웃는다. 그게 김선형의 매력이다.

서울 SK는 지난 25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66-60으로 꺾었다. 2022~2023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시리즈 전적은 3승 2패. 1승만 더 하면, V4를 달성한다.

SK는 2021~2022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SK의 2022~2023시즌 전력은 썩 좋지 않다. 안영준(195cm, F)이 2021~2022 시즌 종료 후 군에 입대했고, 최준용(200cm, F) 또한 개막 직전 족저근막염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양우섭(185cm, G)과 최원혁(182cm, G), 송창용(191cm, F) 등 핵심 백업 자원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했던 SK는 12명(정규리그 엔트리 구성 인원)을 어떻게 채울지 걱정해야 한다.

김선형과 자밀 워니(199cm, C)으로 이뤄진 원투펀치가 건재했음에도, SK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개막 후 12경기에서 4승 8패.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최준용과 최성원(184cm, G)이 로스터에 포함된 후, SK는 꽃길을 걸었다. 김선형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러 선수들의 장점이 더해졌기에, 김선형의 장점도 나올 수 있었다. SK와 김선형 모두 본 궤도에 올랐다.

김선형은 5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33분 10초 동안 16.9점 8.3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했다. 알고도 막기 어려운 득점력을 선보였다. 나이를 잊은 듯한 퍼포먼스를 뽐냈다. 6라운드에서도 9경기 평균 35분 18초 동안 19.8점 8.4어시스트 1.6스틸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5라운드와 6라운드 모두 MVP를 차지했고, 정규리그 MVP도 획득했다.

상승세를 탄 SK와 김선형은 6강 플레이오프에 임했다. 6강 플레이오프 상대는 전주 KCC. 김선형의 지배력은 KCC를 상대로도 드러났다. 3경기 평균 35분 52초 동안 14.3점 10.3어시스트 5.7리바운드(공격 1.3)에 1.7개의 스틸로 KCC 앞선을 휘저었다. 야전사령관으로서 SK의 3전 전승을 주도했다.

김선형의 위력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3경기 평균 35분 46초 동안 16.0점 4.7어시스트 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3차전에서 25점 4리바운드(공격 2) 2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했다.

김선형이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20점 및 +10어시스트를 두 번 동반했다. 김선형이 공격과 어시스트 모두 해냈을 때, SK의 결과도 좋았다. SK는 4차전까지 KGC인삼공사와 2승 2패를 기록했다.

김선형은 4차전처럼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선형의 체력을 최대한 아껴야 한다. 체력을 아낀 김선형은 승부처에서 많은 힘을 써야 한다’는 전희철 SK 감독의 계산이었다.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된 최성원(184cm, G)과 오재현(185cm, G)이 버텨야 했다. 두 선수 모두 빠른 스피드로 KGC인삼공사 림을 공략했다. 김선형의 짐을 잠시나마 덜어줬다.

휴식을 취하고 있던 김선형은 1쿼터 종료 3분 54초 전 처음 코트를 밟았다. 전매특허인 돌파와 속공이 많이 나온 건 아니었지만, 스크린에 이은 3점으로 슈팅 감각을 끌어올렸다. 1쿼터 종료 1.1초 전에는 빠르게 치고 나온 후 3점 성공. 끌려다닐 뻔했던 SK를 위기에서 구했다. SK는 22-23으로 1쿼터를 마쳤다.

SK가 2쿼터 시작 후 3-2 변형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허일영(195cm, F)이 탑에서 여러 지역을 커버하는 동안, 김선형은 윙 부근에서 KGC인삼공사의 패스 경로를 차단했다. 특히, KGC인삼공사 볼의 코너 진입이나 하이 포스트 진입을 최소화했다.

김선형의 슈팅 감각도 여전했다. 스텝 백으로 3점을 넣기도 하고, 볼 없는 움직임으로도 3점을 꽂았다. 렌즈 아반도(186cm, F)나 앞선 자원들의 달려드는 공격 리바운드도 잘 차단했다. 2쿼터에 6점 2어시스트 1리바운드. 양 팀 선수 중 2쿼터 최다 득점와 최다 어시스트를 독식했다. SK는 41-28로 KGC인삼공사를 압도했다.

SK는 3쿼터 초반 김선형을 투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성원과 오재현이 이번에는 버티지 못했다. SK는 3쿼터 시작 3분 18초 만에 43-40으로 쫓겼다. 전희철 SK 감독은 후반전 첫 번째 타임 아웃을 사용했다.

김선형은 돌파로 분위기를 바꾸려고 했다. 그렇지만 오세근(200cm, C)에게 막혔다. 이는 속공 실점의 빌미가 됐다. 그 후 문성곤(195cm, F)의 압박수비를 공략하지 못했다. 흐름을 바꿔야 했던 SK는 52-51로 3쿼터를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 10분을 맞았다.

김선형은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림 어택에 집중했다. 하지만 렌즈 아반도-오세근-오마리 스펠맨(203cm, F)의 높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김선형답지 않게 림에서 블록슛을 많이 당했다.

그러나 김선형은 조용하게(?) 움직일 줄 아는 선수. KGC인삼공사가 오재현의 볼을 빼앗으려고 할 때, 김선형은 오른쪽 사이드 라인으로 뛰었다. 이를 포착한 오재현이 빠르고 길게 패스. 김선형은 레이업을 유유히 마무리했다. SK는 김선형의 득점으로 60-58, 재역전했다. KGC인삼공사의 후반전 두 번째 타임 아웃도 유도했다. 남은 시간은 4분 11초.

김선형이 역전 득점을 해낸 후, SK는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김선형은 마지막 순간 더 집중력을 발휘했다. 여유도 있었다. 문성곤(195cm, F)이 자신에게 달라붙어도, 김선형은 웃고 있었다. 그만큼 여유가 있었다는 뜻.

집중력과 여유를 갖고 있던 김선형은 경기 종료 38초 전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오재현의 3점을 도왔다. 오재현을 영웅으로 만들었다. 김선형의 여유가 있었기에, 예상치 못한 선수가 영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SK가 앞)
- 2점슛 성공률 : 약 35%(16/46)-약 43%(19/44)
- 3점슛 성공률 : 37.5%(9/24)-약 21%(5/24)
- 자유투 성공률 : 87.5%(7/8)-약 58%(7/12)
- 리바운드 : 41(공격 12)-40(공격 13)
- 어시스트 : 8-13
- 턴오버 : 8-7
- 스틸 : 6-7
- 블록슛 : 0-8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서울 SK
- 자밀 워니 : 33분, 18점 15리바운드(공격 2) 1어시스트
- 김선형 : 31분 5초, 16점(3점 : 4/9) 4어시스트 1리바운드
- 오재현 : 18분 57초, 14점(2점 : 2/3, 3점 : 3/4) 2리바운드 2어시스트
- 허일영 : 28분 59초, 10점 8리바운드(공격 3) 2스틸
2. 안양 KGC인삼공사
- 오마리 스펠맨 : 35분 49초, 23점 11리바운드(공격 3) 1어시스트
- 변준형 : 36분 59초, 15점 8어시스트 5리바운드 3스틸
- 오세근 : 35분 17초, 14점 9리바운드(공격 4) 1어시스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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