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결단에 보답" 기시다 메시지 주목… '정상 간 소통 강화' 기대

노민호 기자 이창규 기자 2023. 5. 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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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만나고 대화하면 이견 좁혀갈 수 있을 것"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뉴스1 DB)

(서울=뉴스1) 노민호 이창규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다음주 우리나라 방문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에 보답하는 마음'이란 메시지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가에선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기시다 총리의 이번 답방을 계기로 한일 정상 간 소통과 만남이 더욱 빈번하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잇다.

우리 대통령실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 방한에 앞서 3일 우리나라를 찾은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윤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주도한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이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번 답방을 결심했다"는 기시다 총리의 메시지를 소개했다.

기시다 총리가 3월16일 도쿄 관저에 열린 한일정상회담 이후 별도의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해온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우리 정부는 한일 간 최대 갈등 현안이었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내 여론 악화 등 부담에도 불구하고 '제3자 변제' 방식, 즉 일본 기업 대신 우리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우리 대법원 판결에 따른 배상금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 내용의 해법을 발표했고, 그로부터 열흘 뒤 한일정상회담이 열렸다.

그리고 한일정상들은 당시 회담에서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정상 간 '셔틀외교' 재개 등에도 의견을 모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한엔 '3월 정상회담 당시 합의사항을 이행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일정상 간 '셔틀외교'에 구체적 정의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외교가에선 일반적으로 양국 정상이 연 2회 정도 상대국을 방문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걸 일컫는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 왼쪽부터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윤 대통령, 기시다 총리 부인 유코 여사, 기시다 총리. (대통령실 제공)

한일정상 간 셔틀외교는 지난 2004년 7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간 제주 회담 이후 지속되다 2011년 12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 간 일본 도쿄 회담을 끝으로 중단됐던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에 따른 한일정상회담에서 당장 성과를 내놓지 못하더라도 정상들이 계속 친분을 유지하면서 자주 만나고 대화하면 양국 간 현안들에 대한 이견을 좁혀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읽히고 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보답하는 마음으로 답방한다'는 기시다 총리의 메시지는 한국과 한국 국민에 보내는 것이기도 하다"며 "셔틀외교는 횟수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하며 소통하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앞으로 화상회담 등이 열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앞서 강제동원 관련 해법을 발표하고 방일하는 등 일본과 손잡기 위해 노력한 데 비해 일본 정부 입장에선 충분히 호응하지 못했다는 부채 의식이 있을 수 있다"며 "기시다 총리의 이번 답방 이후 수시로 정상 간 회합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시작된 2004년 7월 이후 노무현 정부 시기 양국 정상들은 국외 다자회의 참석 등까지 포함해 총 7차례 만났다. 그 이전까지 포함하면 10차례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선 18차례에 걸쳐 한일정상 간 회담 또는 환담이 열렸고, 박근혜 정부 땐 3차례, 문재인 정부 땐 7차례였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지난 3월에 이어 이달 19~21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히로시마(廣島))을 방문 계획이며, 기시다 총리 또한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릴 경우 다시 방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처음 만났고, 같은 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 때도 양자회담을 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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