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구르 주민 휴대전화 검열…"쿠란 내용 있으면 테러범?"

단순한 쿠란 낭독 등도 검열 대상에…"국제법 위반, 사상의 자유 침해"

지난해 11월25일 신장 위구르자치구 성도인 우루무치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반 제로 코로나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경찰이 '폭력과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간주하는 멀티미디어 파일 5만여 개 목록을 바탕으로 위구르족 등 투르키계 무슬림들을 색출해 조사 중이라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해당 파일 목록의 메타데이터를 디지털 포렌식으로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18년에 걸쳐 9개월 동안 경찰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에서 총 120만 대의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약 1100만건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대규모 휴대전화 검열이 가능한 이유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도입된 자동화된 경찰의 대규모 감시 시스템 때문이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왕쑹롄(王松蓮) 중국 담당 국장 대행은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감시 기술을 남용하고 있다"며 "위구르족은 휴대전화에 쿠란을 저장하는 것만으로도 경찰에 체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규모 감시 및 사회 통제 산업에 관여하는 기술 기업을 찾아내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중국이 '테러'와 '극단주의'로 부르는 행위에 대한 대응 조치에 거듭 우려를 표명해 왔다. 중국의 대테러법에서 '테러'와 '극단주의'의 정의는 매우 광범위하고 모호하다. 이러한 이유로 정치나 종교, 신념 등 개인의 자유를 중국 이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분석 결과, 약 1400명의 우루무치 시민의 휴대폰에서 경찰의 마스터 목록과 일치하는 파일이 1000개 이상 발견됐다. 이 파일들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57%)이 이슬람 경전 코란의 구절을 포함해 무슬림이 보편적으로 소지하는 종교 자료였다.

이 목록은 2019년 미국 언론 '인터셉트'에 유출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1600개 이상의 데이터 테이블로 구성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52GB)의 일부다. 인터셉트 보도에 따르면, 우루무치시 경찰은 이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경찰 보고서 본문을 근거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감시와 체포 활동을 벌였다고 알려졌다.

목록 중 폭력적이거나 잔혹한 내용을 담고 있는 파일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이 많았다.

이슬람 관련 자료 외에도 중국 정부에서 분리주의 조직으로 여겨지는 동투르키스탄 독립운동, 위구르족 망명자가 운영하는 세계 위구르 회의, 미국 정부가 출자하는 방송국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의 위구르어 방송 등이 검열 목록에 포함됐다.

휴먼라이츠워치는 "국제법은 각국 정부가 범죄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모욕적이라고 간주하는 의견을 갖는 것을 포함하여 표현과 사상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단주의로 간주하는 자료를 단순히 소지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비록 용의자가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없더라도, 신앙과 사생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권리는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따라 보장된다. 중국은 후자에 서명했지만 비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왕쑹롄은 "중국 정부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투르크계 무슬림에 대한 끔찍한 인권 침해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슬람을 폭력적 극단주의와 동일시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언어도단일 뿐만 아니라 위험하다"며 "유엔 인권이사회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중국 각지에서 중국 정부의 인권침해를 조사하고 오랫동안 기다려 온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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