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쳐다도 안 봐”…경매로 나온 서울 빌라 10채 중 9채 ‘유찰’
4일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경매가 진행된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820건 중 71건만 낙찰돼 낙찰률이 8.7%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서울 빌라 낙찰률은 올해 1월 14.1%였으나, 2월 10.7%, 3월 9.6%로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값 하락으로 대체재인 빌라 수요도 덩달아 줄어든 탓이다. 여기에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전세사기 영파까지 겹치면서 빌라 선호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낙찰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여러 차례 유찰을 거치는 물건도 늘고 있다.
일례로 서울 성북구 길음동 한 다세대 주택(건물 면적 49㎡)은 감정가 2억2200만원에 경매에 나왔으나 16번 유찰된 끝에 153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물건은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2억여원을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감정가가 1억6000여만원에 책정된 서울 강서구 화곡동 다세대 주택(건물 면적 25㎡)은 10차례 유찰을 거쳐 2300만원에 매각됐다. 이 물건도 최우선변제금 일부를 제외한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7000여만원을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빌라 가격이 하락하는 데다 특히 전세사기 관련 물건이 나오면서 세입자의 보증금 인수 문제로 낙찰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며 “현재 대기 중인 물건이 많아 경매 건수가 늘어날 것이고, 낙찰률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거래량은 두 달 연속 월 2000건을 넘으며 1년전보다 두 배로 늘어난 반면, 단독이나 연립, 토지 등의 거래는 아직 1년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976건으로 3000건에 육박한다. 작년 동기 1426건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지난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1697건으로 지난해 수준이다. 올해 1월 1418건으로 7개월만에 1000건을 넘은 데 이어 2월과 3월 두달 연속 2000건을 넘었다.
하지만, 아파트를 제외하곤 거래가 저조했다. 단독과 다가구 거래량은 올해 3월 217건으로 작년 3월 490건의 반토막 수준이다.
다세대와 연립 역시 올해 3월은 1831건이 거래돼 지난해 3월 3206건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 그쳤다. 오피스텔 거래량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 거래량이 678건으로 1년전 1298건의 절반 수준이다.
이 같은 아파트 중심 거래량 증가에 대해 수익성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단지 아파트는 명확한 시세와 뛰어난 환금성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단독·연립 등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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