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법, 중국의 AI 산업 발전 막는 역할 못한다-로이터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의 핵무기 개발에 사용되는 슈퍼컴퓨터와 챗(Chat)GPT 같은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을 막기 위해 작년부터 실시된 미국 반도체법이 중국의 기술 분야에 끼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반도체법은 챗봇과 다른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의 세계 기술 산업의 표준이 된 엔비디아 코퍼레이션과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시스가 만든 칩의 수출을 제한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미국의 기준보다 속도를 낮춘 칩인 엔비디아 H800을 지난 3월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엔비디아 H800이 어떤 AI 작업을 수행하는 데 10%에서 30% 더 오래 걸릴 것이며 비용은 엔비디아의 가장 빠른 미국 칩에 비해 두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느려진 엔비디아 칩조차도 중국 기업들에 개선을 의미한다고 로이터는 보았다. 중국 최대 IT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 홀딩스는 지난 4월 엔비디아의 H800을 사용하는 시스템이 자사의 가장 큰 AI 시스템을 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11일에서 4일로 절반 이상 줄일 것으로 추정했다. 즉 미국이 법으로 최첨단 칩의 수출을 막았지만 어차피 중국의 수준이 높지 않은 상황이어서 타격을 주지 못했다는 의미다.
86리서치의 분석가 찰리 차이는 "AI 회사들은 (미국이 부과한) 핸디캡을 상대적으로 작고,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미국 기업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즉 미국 정부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늦추고 싶어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이 자국산 칩을 완전히 사지 않는 것은 바라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반도체칩 업계 임원은 "그들(미 정부와 업계)은 어딘가에 선을 그어야 했고, 그 선은 즉각 파괴적인 결과를 내는 것이어서는 안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의 능력을 저하시키는 것이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설명에 따르면 대중 수출 제한에는 두 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는 군사적 연구에 사용될 수 있는 슈퍼컴퓨터 제작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 이상의 정밀 숫자 계산 능력 칩은 수출하지 못하게 했다. 업계 소식통은 이는 효과적인 조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AI 작업에서는 칩의 정밀 계산 능력은 덜 중요하고 데이터의 양이 더 중요했다.
엔비디아는 H800을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 중국의 가장 큰 기술 회사에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 칩을 대량으로 출하하기 시작하지는 않았다.
엔비디아는 지난 주 성명에서 "정부는 경쟁이나 미국 산업에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며, 미국 기업들이 소비자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과 같은 상업적 활동을 위한 제품은 (중국) 공급을 허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미국 기술 회사들에게 중요한 시장이며, 그곳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엔비디아와 미국에 기반을 둔 파트너들(중국 기업 의미) 모두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두 번째 제한은 AI에 영향을 미치는 칩 간 전송 속도에 있다. 챗GPT와 같은 기술에는 하나의 칩만을 이용하는 게 아닌 한번에 여러개, 종종 한 번에 수천 개씩 칩을 쓰고 이 칩들이 모두 서로 통신하도록 한다.
엔비디아는 중국 전용 H800 칩의 성능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로이터 통신이 본 사양서에 따르면 중국 밖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100 칩의 최대 속도인 초당 900기가바이트의 절반도 안 되는 400기가바이트의 칩 대 칩 속도밖에 나지 않는다.
이는 시스템 속도를 10~30% 감소시킬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AI 업계의 일부 사람들은 그래도 여전히 충분한 속도라고 믿고 있다. 게다가 일부는 알고리즘으로 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 최소한 10년간은 칩의 낮은 속도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또한 AI의 학습을 시키는데 중국산 칩이 미국산보다 시간이 두배가 걸리지만 어쨌든 임무를 완수하기에 (중국산 칩을 쓰는 건) 가격 면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미국이 규제하는 칩이 중국 AI 개발 수준에 비해 너무 고사양이라 실제로 중국에 타격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AI용 소프트웨어 제공 스타트업 애니스케일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케이드 대니얼은 "이런 미국의 수출 규제는 보이는 것 만큼 그렇게 파괴적이지는 않다"고 밝혔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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