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줄자 세종 전셋값 70% 하락
외부투자 줄자 ‘거품 붕괴’ 분석
전월세 갱신 감액계약률도 48%
“전세가 잘 안 나가니까 집주인들이 전셋값도 자꾸 내려주죠. 조금 빨리 들어오면 이 아파트 전용 84㎡(33평)는 1억9000만원대까지 맞춰줄 수 있는 분위기에요”(세종 어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집값 하락폭이 컸던 세종 아파트에서 전셋값 하락세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때 9억원대 전셋값까지 기록했던 아파트가 2억원대에 세입자를 구하는 등 2021년 전세 가격 최고점 대비 70% 가까이 가격이 내린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외지인 투자가 많았던 지역인 만큼 투자 수요가 확 줄자 전셋값 거품까지 빠르게 꺼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매매·전세 가격이 바닥을 지나며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일 찾은 세종시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주요 단지 전셋값이 집값 폭등 전으로 되돌아갔다고 입을 모았다. 어진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한뜰마을3단지 전세는 요즘 저렴한 물건이 제법 있다”며 “집주인 사정으로 빠르게 나가야 하는 물건은 1억9000만원짜리까지 맞춰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8일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 99㎡는 최근 2억7000만원(6층)에 세입자를 들였다. 2021년 5월 9억000만원(18층)까지 치솟았던 최고가와 비교하면 71% 빠진 수준이다. 해당 단지 동일 면적은 지난달 2억7000만~2억9000만원 사이에서 6건의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들어 지난 1월까지만 해도 4억원(8층)에 세입자가 이사를 왔는데 2020년 수준으로 전셋값이 내려간 것이다.
다정동 ‘세종e편한세상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29일 2억5000만원(17층)에 전세 계약을 맺었는데, 2021년 11월 말 7억56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쓴 것과 비교하면 66% 내린 가격이다. 어진동 ‘한뜰마을3단지더샵레이크파크’ 전용 84㎡도 지난달 2억원(3층)에 신규 세입자를 받았다. 이 또한 2021년 10월에 기록한 동일 면적 전세 최고가 9억5000만원(18층)보다 69% 하락한 수준이다.
세종은 전국에서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폭이 가장 큰 지역이다. 지난해 집값이 많이 떨어진 세종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30.71% 급락했다. 집값만큼이나 전셋값도 빠르게 내리막길을 타며 전월세 갱신 감액계약 비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세종은 올해 1분기 전월세 갱신 계약 중 종전 계약보다 감액한 계약 비율이 48%로 치솟았다. 이는 ‘미분양 무덤’ 대구(65%)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역전세난 우려 속 임대사업자 물건의 전셋값은 더 내려가고 있다는 전언이다. 도담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도램15단지 전용 84㎡ 전세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임대사업자 물건은 대출도 껴있어 가격대가 2억1000만원까지 낮아질 수도 있다. 근저당이 없는 물건은 보통 2억5000만원에서 3억원 사이에 시세가 형성됐다”며 “최근 급전세는 2억원에서 2억5000만원 사이에 나갔는데, 여전히 2억3000만원 수준 전세도 물건이 있다”고 말했다.
대평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해들6단지 전용 99㎡ 전세는 비싸도 3억원대”라며 “전세 가격이 내리며 물건들이 꽤 빠졌고, 수변라인 등을 갖춘 좋은 물건은 3억대까지도 계약이 이뤄졌다. 로얄층을 고수하지 않는다면 융자가 없는 물건도 2억7000만원대”라고 전했다.
세종 아파트 전셋값은 외지인 갭투자가 몰리며 급등했던 시기를 거쳐 부동산 하락기에 접어들며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세종 집값은 외지인들의 투자 수요가 몰려 치솟았다가 갭투자 등 수요가 줄며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며 “다른 지역 대비 가격이 먼저 빠졌고, 집값이 하락하며 전셋값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가격이 워낙 낮아져 시장에서 바닥으로 인식하며 급매물을 잡으려는 수요는 지난해보다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564건으로 지난해 1분기(746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고은결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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