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라스트 댄스’ 기대 걷어 찬 파월…진짜 또 올릴까? [투자360]

2023. 5. 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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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생각하는 ‘라스트 댄스(Last Dance)’가 도대체 언제일지에 대한 의구점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에도 풀리지 못했다. 이번에 단행한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마지막 금리인상이 아닐 수 있다며 추가 인상 여지를 열어 놓았기 때문이다.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를 기대했지만 갑자기 나타난 ‘매(통화긴축 선호)’의 모습에 투자자들의 실망은 컸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선 ‘6월 기준금리 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는 물론,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면서 파월 의장과 맞서는 모양새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파월 “금리 인하 부적절. 내리지 않을 것”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3일(현지시간) 열린 5월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동결 여부에 관한 질문에 “동결에 관한 결정은 오늘 내려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FOMC 회의 때마다 미래의 경제 데이터에 기반해 그때그때 정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우리 (FOMC)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해소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러한 관측이 대체로 맞다면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 우리는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상을 끝으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물론 연내 상당 폭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기대에 다소 찬물을 끼얹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더 제약적인 통화 정책이 타당하다면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해 장기간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회견에 앞서 향후 동결 여지도 열어 놓은 듯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FOMC 성명에 일제히 오르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들이 나온 여파로 하락 전환했다. 기대보다 다소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파월 의장의 회견은 인플레이션 억제까지 “갈 길이 멀고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모습. [로이터]

미 증권가에선 시장이 5월 FOMC 회의에 앞서 지나치게 긍정적이었다는 지적이 곧장 나왔다. 글렌미드의 투자전략 책임자인 제이슨 프라이드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은 추가 통화 긴축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는 신호를 발신했다”면서 “그러나 금리인하는 아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 연준이 조만간 금리인상을 멈추고 인하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관측을 유지했다. 오안다의 수석 애널리스트 에드 모야는 미 CNBC 방송에 “연준은 신용 여건 긴축이 경제 활동과 고용에 줄 부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날 금리인상이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했다.

韓 증권가, “6월 동결” 한목소리…연내 금리 인하 엇갈려

국내 증권가에선 ‘6월 기준금리 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까지 엿보인다. 금리 인상 자체보다 성명의 문구 변화에 촉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달성하기 위해 약간의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는 가이던스를 삭제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며 오는 6월 FOMC부터는 금리 인상 중단을 검토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FOMC는 6월부터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고 있다”며 “추가 인상 단행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헤드라인 물가 둔화 흐름, 근원물가 상승세 약화 가능성, 노동시장 약화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금리 동결 이후 인하가 시작되는 시점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우선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고수하는 목소리도 여전했다.

[EPA]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완만하지만 임금 상승률의 꾸준한 둔화가 서비스 물가 안정화를 촉진하면서 오는 4분기 들어 실제 인플레이션율이 연준의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를 전제로 연준은 올해 6월부터 금리 동결로 전환하고 연말부터는 장기균형 금리로의 수렴 과정에 착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물가 흐름이 연내 연준의 ‘2% 물가’ 목표치에 근접하기는 어렵게만 은행권 위기에서 파생된 실물경제의 위축이 이어지면 3%대 물가 범위에서도 연준이 성장에 무게를 두고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며 연말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그러나 연내 금리 인하가 시작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김명실 연구원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성명서와 달리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은 여전히 매파적 태도가 강했다”면서 “시장 기대처럼 연내 금리 인상은 중단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 이내에 진입하기 전까지 양적 긴축(QT) 정책은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여전히 높은 물가에 대한 부담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과거처럼 금리 인상 후 동결을 긴축 사이클의 ‘종료’로 평가하기보다, 가파르게 이뤄졌던 긴축 일정 중단의 의미로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며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으로 본다”고 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둘러싼 시장과 연준 간의 시각차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근원물가의 둔화 기조나 경기 지표의 반등을 확인하기 전까지 시장과 연준 간의 ‘시소게임’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도 연준과 관련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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