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비 반입 1년 또 연장"…삼성·SK하닉, 中 리스크 완화

[더럼=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반도체 제조업체 울프스피드사를 방문해 일자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지원법(CHIPS) 시행에 따라 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제조 시설을 건설, 일자리 1800개 창출 계획을 발표한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입법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3주간의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투어를 시작했다. 2023.03.29.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 미국 정부가 올해 10월 만료되는 중국 내 반도체 장비 반입 기간을 1년 더 연장해줬기 때문이다.

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하반기까지 중국 공장에 장비 반입 허용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 14나노 이하 반도체 관련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중국 사업장에 한시적으로 유예 조처를 내렸으나 유예 기간이 1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유예 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월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설비 투자와 공정전환이 불투명했으나 이번 연장으로 이 리스크가 일부 완화했다는 평가다.

중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생산기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공장을, 쑤저우에서 반도체 후공정(패키지)공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 시안 공장에서는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0%를 제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D램 메모리 반도체 생산 시설을 갖췄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90억 달러(약 12조원)를 들여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며 다롄 공장도 넘겨받았다.

전후공정이 엮여 있는 반도체 특성상 중국 내 장비 반입이 허용되지 않더라도 현지 설비를 단기간에 다른 국가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아 업계는 최적의 운영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해왔다.

다만 미국은 중국 내 반도체 미세공정 발전을 막기 위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같은 최첨단 장비 규제는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범용 반도체 생산을 위한 장비 반입을 통해 현지의 노후 설비를 수리하거나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의 유예 조치를 빠르게 결정한 것은 중국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며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조치라는 분석도 들린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020년 11%에서 지난해 15%까지 확대했지만 미국 제재로 올해에는 점유율이 14% 정도로 꺾일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중국에서 앞선 기술력을 활용한 반도체 생산을 늘려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창신메모리(CXMT) 같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성장하는 것을 막아 중국 견제 효과를 강화할 방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 정부의 이번 연장으로 한국의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성 향상으로 중국 반도체 업체 (YMTC, CXMT)를 동시에 견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의 팹 (fab) 공정 업그레이드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물꼬를 틀 예정"이라며 "단기적으로 중국 공장의 불확실성 완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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