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제거해야"…'푸틴 암살' 시도에 메드베데프 보복 예고

러 "우크라 공격 드론, 크렘린궁서 폭발"
우크라 "사실 아니다" 반박…美 "진위 파악 중"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 회담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러시아가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자 러시아에서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오늘 테러 공격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그의 일당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또 다른 푸틴 대통령 측근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두마(하원) 의장은 "젤렌스키 정권과는 어떤 협상도 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테러 정권을 저지하고 파괴할 수 있는 무기의 사용을 촉구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크렘린 상원 건물 위쪽에서 비행 물체가 폭발하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은 이 상원 건물에 있다. 이날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무인항공기(드론) 2대로 러시아 크렘린궁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앞서 러시아는 공격용 드론 두 대가 푸틴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크렘린궁을 공격했다면서 이번 공격의 배후가 우크라이나라고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이번 암살 시도가 실패했으며 인명 및 재산상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주장에 부인하면서 러시아가 자작극을 펼쳤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를 공격하지 않고 우리 영토에서 싸우고 있다"고 말하며 러시아가 이번 일을 꾸며냈다고 주장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도 로이터통신에 "우크라이나는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현재 미국은 진위를 파악 중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드론 공격) 보고를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보도를 봤지만, 우리는 상황을 모른다"면서도 "러시아에서 나온 주장도 터무니없는 과장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봄철 반격을 앞두고 철도와 석유 저장고 등 인프라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파괴 공작)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향한 공습을 벌여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