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카카오 1분기 영업익 반토막… 수익성 비상에 “일부 사업 정리”
데이터센터 다중화·AI 투자로 고정비 늘어
“경쟁력 낮은 사업 정리”
카카오가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도보다 반토막 이상 급감한 71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CIO)은 4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경쟁력 낮은 사업을 일부 정리하겠다”는 특단의 조치를 내놨다.
카카오는 이날 연결재무제표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711억원, 당기순이익이 871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5.2%, 93.4% 줄었다고 공시했다. 1분기 매출액은 1조74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5.4% 늘었다.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광고시장 성장 둔화, 포털 다음의 트래픽 감소, 화재사건 보상 관련 이모티콘 지급 여파,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택시 수요 감소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회사 측은 “광고 시장 비수기와 경기 침체 상황이 이어졌다”며 “데이터센터 다중화와 건립 등 투자를 지속하면서 고정비용이 늘고,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규모도 상당했다”고 했다.
◇ 광고시장 둔화… 영업이익률 4분기 연속 줄어
사업부문별로 보면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9% 늘었다. 핵심 광고사업인 ‘톡비즈’ 부문 매출이 5156억원로 전년도보다 12% 증가했다. 광고 시장 둔화와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사건 영향으로 이모티콘을 지급했다. 여기에 다음 포털의 트래픽 감소로 ‘포털비즈’ 1분기 매출액이 전년보다 27% 감소한 836억원으로 집계됐다. 웹사이트 분석 페이지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현재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4.67%로 1위 네이버(59.46%)나 2위 구글(30.61%)과 격차가 크다. 다음의 점유율은 2016년까지 만해도 두자릿수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4%대로 내려왔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18% 늘어난 3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 증가한 7756억원으로 나타났다. 북미와 국내에서 운영 구조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인 스토리 매출이 전년보다 5% 줄어든 2286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디어 매출은 전년보다 10% 줄어든 667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인프라와 신사업 투자가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12% 늘어난 1조6692억원으로 집계된다. 데이터센터 다중화 등에 투자하면서 외주 인프라 비용이 전년 대비 18% 늘어났으며, 데이터센터 건립 관련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1분기 감가상각비도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4분기 연속 줄며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4.1%로, 전년 대비 5.5%포인트(P) 떨어졌다.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던 2020년과 상반된 모습이다. 배재현 총괄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을 일부 정리하며 손익이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AI·헬스케어 투자는 빠르고 공격적으로… 카카오톡도 재정비”
카카오는 영업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면서도 신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는 공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배 총괄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고 판단되고 있는 AI와 클라우드, 헬스케어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빠르고 공격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인 ‘코GPT’ 2.0을 올 하반기에 공개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코GPT는 한국어 특화 모델에 경쟁력이 있으며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세분화해 이용자 개인 목적과 맥락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회사는 이를 위해 카카오톡 주요 탭을 재정비하고 다양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와 글로벌 콘텐츠 음원 유통, 매니지먼트 사업 협력도 가시화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를 기획, 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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