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파산할 은행은 팩웨스트? 매각 검토 소식에 시간 외서 58% 폭락

미국 로스앤젤레스 기반 은행인 팩웨스트뱅코프(이하 팩웨스트) 주가가 3일(현지 시각) 시간 외 거래서 58% 이상 폭락하며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일 팩웨스트의 파산이 현실화하면 올해 들어 네 번째 파산 은행으로 기록된다. 미국에선 3월 10일 이후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이 파산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팩웨스트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각을 포함해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은 팩웨스트 주가 폭락에 결정타가 됐다. 팩웨스트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도 1.98% 하락했으나, 시간 외 거래에서 폭락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비치에 있는 펙웨스트뱅코프 지점. / 로이터

팩웨스트 주가는 JP모건체이스가 퍼스트리퍼블릭을 인수한 1일 이후 오히려 급격하게 떨어지는 중이다. 퍼스트리퍼블릭에 이어 다음에 파산할 은행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팩웨스트 주가는 2일 전 거래일 대비 27.8% 하락했다. 1일에도 10.64% 폭락했다. 지난 3월 초 이후에만 주가가 약 85% 빠지면서 시장가치는 7억7200만달러로 내려앉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팩웨스트는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와 매각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공식적인 매각 절차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마 매각안과 함께 자금 조달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팩웨스트는 6주 전에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소유한 투자회사 아틀라스 SP 파트너스로부터 14억달러를 조달받으면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상황이다.

팩웨스트는 로스엔젤레스에 본사를 두고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등지에 약 70개 지점을 두고 있다. 자산규모는 440억달러로 추산된다. SVB과 재무구조가 유사해 SVB 파산 이후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은행 중 하나다. 팩웨스트는 SVB처럼 IT기업 고객이 많고, 미국 연방정부가 보장하는 예금 상한액(25만달러) 이상인 무보험 예금이 전체의 29%를 차지한다.

팩웨스트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50억달러 이상의 예금이 빠져나갔지만, 3월 이후 10억달러 이상의 예금이 들어왔다며 예금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분기 손실이 12억1000만달러로 시장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대출의 4분의 3 이상은 위기설이 일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돼 있다. 대출의 8%는 벤처캐피탈 부문이다. 벤처기업이 팩웨스트에 예치한 금액은 3월 말 기준 60억달러이며 보유한 채권 등 미실현 손실은 8억6000만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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