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컴퓨터 파워서플라이의 '플래티넘', 'ATX 3.0'은 무슨 뜻일까?

남시현 2023. 5. 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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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출처: 한미마이크로닉스(2023년 4월 28일)
제목: ‘플래티넘 등급 품은 첫 쿨맥스’ 마이크로닉스 쿨맥스 P 파워서플라이 출시

마이크로닉스 쿨맥스 P 1050W 파워 서플라이. 출처=마이크로닉스

내용 : 마이크로닉스가 94% 이상 출력 효율을 갖춘 파워서플라이 ‘쿨맥스(COOLMAX) P’를 출시한다. 쿨맥스 P는 최신 파워서플라이 규격인 ATX 3.0을 따른다. 예를 들어 충격계수(Duty Cycle) 10% 기준, 정격 전력의 최대 200% 및 피시아이 익스프레스 (PCIe) 정격 출력의 최대 300%를 100마이크로초 동안 허용해야 한다.

쿨맥스 P 시리즈는 850W와 1천50W로 구성되며, 부하 구간에 따라 90~94%의 효율을 구현해야 획득할 수 있는 80 플러스 플래티넘 230V EU 인증을 받았다. 여기에 +12V 전압을 안정적으로 출력하는 2세대 GPU-VR 기술도 적용됐으며,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유체 베어링(FDB) 기반 냉각팬을 탑재했다. 아울러 서지 4K와 ESD 15K 등 산업 수준에 맞춘 회로 보호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해설 : 마이크로닉스가 출시한 쿨맥스(COOLMAX) P 제품군은 94% 이상 출력 효율을 갖춘 파워 서플라이 라인업이다. 파워서플라이는 컴퓨터의 부품에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장치며, 출력 효율이 높을수록 제품의 정격 출력과 비슷하게 전력을 소비한다. 정격 출력이란 파워 서플라이가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최대 전력 등을 고려한 값이며, 시스템 구성이 요구하는 전력보다 조금 높게 맞추는 게 정석이다.

80플러스 인증은 전력 효율에 따라 총 여섯 단계로 나뉜다. 출처=IT동아

전력 효율은 230V EU 인증을 기준으로 80플러스 플래티넘 등급이다. 등급은 전문 기관에서 직접 인증하며, 효율에 따라 스탠더드,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티타늄으로 구분된다.예를 들어 80플러스 스탠더드 등급의 경우 80~82% 효율을 제공해 500와트(W) 출력을 낼 때 625와트, 1000와트 출력을 낼 때 1250W가 필요하다. 쿨맥스 P의 경우 94% 수준 효율의 플래티넘 등급인 만큼 1050와트의 전력을 공급할 때 1천118와트면 충분하다.

이처럼 전력 효율이 좋으면 전력 소모가 적은 것은, 열에너지로 소모되는 전력도 적어 발열도 줄어들고, 그만큼 쿨링팬이 적게 돌아 더 조용하게 쓸 수 있다. 이번에 출시된 쿨맥스 P 파워 서플라이는 정격출력이 1천50와트이므로 인텔 코어 i9 및 AMD 라이젠 9과 엔비디아 RTX 4090를 장착한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에 대응한다.

기존 8핀 규격과 새로운 12VHPWR 케이블 규격. 출처=커세어

파워 서플라이 규격은 ATX 3.0 표준에 대응한다. ATX 3.0은 인텔이 공개한 피시아이 익스프레스 연결 표준으로, 2003년 제정돼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ATX 2.0 규격에 비해 2배의 전력 소비량과 세 배의 GPU 전력 소비량을 수용할 수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 RTX 30 시리즈의 경우 소비 전력에 비해 케이블의 전력 한도가 부족해 PCIe 8핀을 세 개 꽂아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는데, ATX 3.0을 지원하는 엔비디아 RTX 40 시리즈의 경우 최대 600와트까지 지원하는 PCIe 5.0 12VHPWR 케이블 하나만 연결하면 된다.

또한 프로세서 및 그래픽 카드가 순간적으로 급격하게 전원을 요구하는 상황에 대비해 PCIe 5.0 12VHPWR 커넥터를 사용할 때 충격 계수(기계가 동작할 때 신호가 켜져 있는 시간을 백분율로 나타낸 값)가 10% 일 때 최소 100마이크로초(만분의 1초)의 짧은 시간 동안 정격 전력의 최대 200%, PCIe 정격 출력의 300%를 버틸 수 있어야 한다. 더 쉽게 말하자면 극단적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두 배에서 세 배에 달하는 충격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의미다.

컴퓨터를 오버클럭할 때 미세한 단위까지 전력을 조정한다. 파워서플라이의 품질이 좋아야 이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출처=AMD

+12V 전압이 안정적이라는 의미는 그만큼 전원을 유지하는 성능이 좋다는 말이다. 저가형 제품의 경우 전압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해 전원이 꺼지는 등의 문제가 있으나, 고성능 제품은 전압 변동률이 낮아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특히 전력 소모가 많은 고성능 PC나 전압을 수동으로 인가하는 오버클록 등의 상황에서 더 안정적으로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쿨맥스 P에 사용된 유체 베어링 기반 냉각팬은 수명은 길고 소음은 적은 고가형 쿨링팬이다. 일반적인 쿨링팬은 중심축에서 단순 회전하는 슬리브 베어링이나 중심축에 구슬을 넣어 마찰을 줄인 볼베어링 등이 사용된다. 유체 베어링은 내부에 볼 없이 오일을 채워 회전하므로 수명은 길고 소음도 적다. 대신 가격대가 비싸 고성능 쿨링팬에만 적용된다.

서지(Surge)는 외부에서 급격한 과전류나 과전압이 유입되는 등의 문제를 뜻한다. 마이크로닉스는 제품 보호를 위해 일반적인 수준보다 두 배 더 높은 4kV(4천 볼트)의 보호 회로를 탑재했고, 또 ESD(Electro Static Discharge, 정전기 방전) 보호의 기준도 일반보다 두 배 더 높은 15kV에 맞춰 설계했다. 이외에도 쿨맥스 P는 과전압 보호 설계와 과부하 보호 설계, 저전압 보호, 과전류 보호, 단락 보호, 공회전 보호, 순간적인 과전압 및 과전류 호보 설계 등이 적용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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