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년 후 지구 최후 목격됐다… 행성 집어삼키는 별 모습 첫 관측

유지한 기자 2023. 5. 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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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다해 팽창하면서 행성을 집어 삼키는 별의 가상도./NSF

지구에서 약 1만3000 광년(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떨어진 곳에서 태양과 같은 별이 행성을 집어삼키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50억년 후 지구가 태양에 삼켜지는 최후의 모습을 예고편으로 본 셈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캘리포니아공대 공동연구진은 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죽어가는 별이 확장하면서 자신의 행성을 삼키는 모습을 처음으로 관측했다”라고 밝혔다. 과거 행성을 삼킨 별의 모습은 관측됐으나 이 현상이 진행 중인 것을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포착된 행성을 집어삼키는 별은 2020년 5월 캘리포니아공대가 운영하는 팔로만 천문대의 관측 장비 ‘ZTF’에 관측돼 ‘ZTF SLRN-2020′으로 명명됐다. 분석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NEOWISE’ 우주 망원경 등도 이용됐다.

태양과 같은 별은 뜨겁고 밀도가 높은 핵에서 수소가 헬륨으로 융합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는 행성 외부에서 내부로 끌어당기는 중력을 상쇄해 별의 형상을 유지한다. 핵융합의 연료인 수소가 고갈되면 핵 내부에서는 헬륨이 융합해 탄소가 된다. 수소 융합은 별의 바깥층에서 이뤄지면서 태양과 같은 별은 ‘적색 거성’이 된다. 별의 표면이 팽창하면서 주변의 행성을 집어삼키고 이때 폭발이 일어난다. 별의 수명이 다하면서 이뤄지는 과정들이다.

수명이 다해 팽창하는 별의 가상도./NSF

연구진은 별이 행성을 집어삼키면서 폭발하는 순간을 관측했다. 연구진은 “별이 수명을 다할 때 원래 크기의 100~1000배까지 팽창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폭발은 약 100일 동안 지속했다. 연구진은 이때 방출된 물질과 빛으로 별과 행성의 질량을 추정했다. 별은 태양의 0.8~1.5배, 삼켜진 행성은 목성의 1~10배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는 행성의 진화와 최후에 대해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것이 지구의 궁극적인 운명”이라며 “우리는 지구가 지금부터 50억년 후에 어떤 일을 겪게 될 일을 실제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50억년 후 수명이 다해 팽창하면서 적색 거성이 될 태양에 빨려 들어가 최후를 맞을 지구의 모습을 미리 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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