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에도 돈 못 버는 '어린이펀드'···60% 이상이 100억 미만

성채윤 기자 2023. 5. 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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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자녀에게 목돈을 마련해 주기 위해 가입하는 어린이 펀드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코스피 지수보다도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 어린이 펀드 22종의 평균 수익률은 9.53%를 기록했다.

어린이펀드는 지난해 하락장에서도 1년 동안 평균 25.16% 하락해 코스피 지수(-24.89%)를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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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피 12% 올랐는데 수익률 9% 그쳐
LG엔솔·현대차 등 개별 종목 상승률과 큰 격차
삼성전자 등 기계적 편입···세제 혜택도 부족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 잔디밭에서 북구청직장어린이집 아이들이 비눗방울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 사진 제공=연합뉴스
[서울경제]

부모들이 자녀에게 목돈을 마련해 주기 위해 가입하는 어린이 펀드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코스피 지수보다도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국내 어린이 펀드 22종의 평균 수익률은 9.53%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2.88%)보다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물려주는 주식으로 꼽히는 삼성전자(005930)(18.81%), LG에너지솔루션(373220)(35.71%), 현대차(33.44%) 등 개별 종목의 상승률과 비교하면 성과가 한참 못 미친다. 어린이펀드는 지난해 하락장에서도 1년 동안 평균 25.16% 하락해 코스피 지수(-24.89%)를 밑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2018년 5월 2일부터 이달 2일까지 5년 간 어린이 펀드에 장기 투자한 경우에만 수익률(5.5%)이 코스피 상승률(0.36%)을 웃돌았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우리아이3억만들기증권자투자신탁G 1(주식)종류C5’가 1월 2일부터 5월 2일까지 8.89%의 수익률을 거둬 코스피 상승률을 밑돌았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5’와 신영자산운용의 ‘신영주니어경제박사증권투자신탁(주식)종류C5’ 역시 각각 8.54%, 6.76% 오르는 데 그쳤다. 중국과 인도에 분산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0.81%)’는 아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어린이 펀드는 부모들이 자녀의 미래 자금을 마련하면서 금융 교육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2000년대 중후반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수익률이 추종 지수 상승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자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했다. 공모펀드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문제도 있었다. 실제로 2018년 5월 6871억 원이던 어린이 펀드 전체 설정액은 현재 4336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만 23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22개 펀드 중 절반이 넘는 14개 펀드는 설정액이 100억 원이 채 되지 않는다.

증시 전문가들은 어린이 펀드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없이는 초과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어린이 펀드의 대부분은 코스피를 추종하는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와 비슷하게 삼성전자를 20% 이상 담고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주를 주로 편입한다. 예를 들어 ‘삼성착한아이예쁜아이1(주식)(A)’는 삼성전자(20.14%), LG에너지솔루션(6.92%), LG화학(051910)(3.95%) 등을 편입하고 있고 ‘미래에셋우리아이세계로적립식K-1(주식)C-C5’는 삼성전자(14.84%), SK하이닉스(3.93%), LG에너지솔루셔(3.38%) 등을 담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 내에서는 어린이 펀드를 활성화기 위해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투자 유인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 세법상 만 18세 미만 자녀 명의로 된 펀드 계좌에 넣은 금액에는 10년간 2000만 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할 수 있다. 이는 어린이펀드 뿐만 아니라 일반 펀드도 받을 수 있는 혜택이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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