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이어 우유까지”…‘대체 식단’ 힘쓰는 신세계푸드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5. 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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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신세계푸드와 서울대 관계자들이 MOU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동규 SNU 홀딩스 대표, 임정빈 서울대 그린바이오 과학기술연구원장,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 정홍균 서울대 기술지주 자회사 밥스누 대표. [사진 제공 = 신세계푸드]
대체육(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론칭한 뒤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킨 신세계푸드가 이번엔 국산 쌀을 활용해 대체유(乳)를 개발하기로 했다. 지속 가능한 식단을 개발하는 동시에 국산 쌀 소비 촉진에도 힘쓰겠다는 목표다.

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전날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SNU 홀딩스, 서울대 그린바이오 과학기술연구원, 서울대 기술지주 자회사 밥스누 등과 ‘국산 쌀 활용 기능성 대체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MOU의 목표는 이들 기관과 공동으로 가루쌀 등 국산 쌀을 활용해 기능성 대체유의 개발과 생산, 판매, 홍보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신세계푸드는 설명했다. 대체유의 가칭은 ‘바이오 라이스 밀크’로 정해졌다.

신세계푸드가 개발에 나서기로 한 ‘대체유’는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한 음료다. 소젖이 아닌 아몬드나 귀리 등으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대표적이다. 유당 소화가 힘들거나 채식주의 식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 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도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국내 대체유 시장이 올해 64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2016년 4519억원에서 2018년 5211억원 규모로 15.3% 성장했는데 그 기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의 대체유 개발이 완료되면 기존 베러미트 사례처럼 시장에서 화제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 2021년 식물성 지방과 대두(콩) 단백질 등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를 선보인 바 있다.

신세계푸드가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선보인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에서 사용하는 대안육. [이상현 기자]
국내에 최초로 등장한 대체육은 아니었지만, 대두 단백질 특유의 비릿한 ‘콩 냄새’를 잡았다는 평을 받으면서 2030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 내 베이커리 매장 등에서 판매한 ‘베러미트 토스트’의 경우 출시 3개월 만에 8만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식물성 대체 식단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은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잠재된 ‘블루오션’이라는 평이 나온다. 개인의 가치관이나 종교적 신념 등에 따라 육식을 하지 않는 소비자도 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대체식 시장 규모는 일반식에 비해 작을 수밖에 없다. 수요 자체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면서도 “공략하려는 기업이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 치열하다. 히트상품이 없어도 타사보다 낫다는 평만 들으면 되는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신세계푸드의 베러미트는 국내에 포진해 있는 여러 대체 식단 브랜드 중 호평을 듣는 브랜드 중 하나”라며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 접근성 개선 차원에서 대체유 개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푸드는 기능성 대체유를 개발하는 동시에 ‘카본 랩(Carbon Lab)’도 서울대와 공동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식품의 원료부터 가공과 유통,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이번 대체유 개발과 관련, “적극적으로 육성 중인 대안식품을 활용해 가루쌀 등 국산 쌀의 소비 촉진에 기여하고 탄소 저감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도 이바지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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