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에 모든 게 바뀐다...전세계가 주목한 이 남자의 ‘입’ [월가월부]
파월 “최종 금리 수준 다다라”
경제 연착륙 전망·인플레 우려
미국 주요 지수 일제히 약세
AMD 매출 압박에 주가 9%↓
연준은 이날 FOMC 성명문 통해 정책 결정에서도 경기 둔화 우려나 금융 시장 불안정성보다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높게 오르는 것) 이 더 큰 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개별종목을 보면 미국 반도체 대장주 중 하나인 어드밴스트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 주가가 하루 만에 9.22% 급락해 1주당 81.62 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전날 폐장 직후 AMD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 둔화 압박이 부각된 탓있습니다.
AMD의 해당 분기 매출액은 53억5000만 달러로 작년 1분기(58억9000만 달러)보다 9% 줄었습니다. 전세계 개인용 컴퓨터 수요가 둔화되면서 관련 사업 매출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50억~56억 달러였는데요. 중간 값이 53억달러로 앞서 1분기에 비해 매출이 더 줄어들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연준은 지난 해 3월부터 기준 금리를 총 열 번 올려왔습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금리 인상폭을 줄여 세 번 연속 베이비 스텝(기준 금리를 한 번에 0.25%p 올리는 것)을 결정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의 금리 향방과 관련해 모호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이번 회의 성명문에서 ‘추가 긴축 통화정책이 적절할 것’라는 언급이 빠진 것이 금리 인상 종료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아직 최종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추가로 나오는 경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 때 위원들 일부는 인상 중단 논의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인상 중단 관련 발언은 앞서 3월 FOMC 회의 때도 나온 바 있습니다.
한편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파월 의장은 “지금으로서는 금리를 낮추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이처럼 모호한 이유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의도한 만큼 쉽사리 둔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작년 중반 이후 인플레가 둔화되고 있지만 주택 시장을 제외하면 둔화 속도가 느리다”면서 “물가 상승폭이 줄어드는 듯 하다가도 다시 확대되는 식으로 인플레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이 몇 개월 째 경제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유지 중인데 언제쯤 정책 방향성이 잡힐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이밖에 지역 은행 유동성 부족 사태에 대해 파월 의장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은행들이 신용 대출을 얼마나 줄일지, 이로 인해 신용 여건이 얼마나 위축될지를 비롯해 여파가 얼마나 오래갈 지 봐야 한다”면서 “금리가 충분히 올라왔고 신용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은 금리 인상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미국 경제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연착륙할 것이라는 다소 긍정적인 전망을 냈습니다. 파월 의장은 “앞서 3월 회의 때는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관련 지표가 나오지 않아 침체 예상이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완만한 성장을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는 추가 금리 인상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일자리 시장에 대해 “현재 임금 상승률이 꾸준히 둔화되고 있으며 노동 수요도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노동 수요가 너무 많고 실업률도 낮다”면서 “지난 14개월 동안 금리를 500bp(=5.00%p)나 올렸는데 일자리 시장 열기가 그대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문을 통해 또 양적 긴축(QT)과 관련해서는 미국 국채와 모기지담보부 증권 보유 규모를 줄이는 기존의 계획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에 앞서 나온 FOMC 성명을 보면 연준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확장했고 최근 몇 개월 간 일자리 수가 늘어난 가운데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제 침체 리스크보다는 인플레가 더 우선 변수라는 의미입니다.
이밖에 지역 은행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서 연준 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은행 시스템은 건전하고 회복력이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위원회는 여전히 인플레 리스크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금융 불안정보다는 물가에 초점을 두고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위원회는 성명에서 “은행이 가계나 기업에 대한 신용 대출 조건을 더 까다롭게 하면 경제 활동과 고용, 인플레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아직 효과가 불분명하다”면서 “앞으로 목표 달성과 관련해 위험이 생기면 통화정책을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날 미국 채권 시장에서는 주요 국채 가격이 엇갈리면서 수익률도 혼조세였습니다. 재무부 집계를 보면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2bp(=0.02%p) 오른 5.26% 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8bp 떨어진 3.89%, ‘시중 장기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bp 하락한 3.38% 에 마감했습니다.
같은 날 뉴욕 외환 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약세로 거래됐습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후 5시 40분 기준 0.40% 떨어진 101.25 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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