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6단체 “비대면진료 계속할 수 있게 의료법 개정해야”

정재영 2023. 5. 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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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비대면진료 수준의 시범사업‧제도화 필요”

경제계가 비대면진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화를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6단체는 4일 “지난 3년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국민 비대면진료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면서 혁신적 시도가 번번히 좌초되는 것을 우려하고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경제6단체는 구체적으로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료인-환자 간 비대면진료 제도화하고, 당장 법 개정이 어렵다면 제도개선 전까지 시범사업을 통해 활로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참여했다.

◆“예외 적용된 ‘비대면진료’, 법 개정 통해 제도화해야”

현재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비대면진료를 금지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하고 있다. 의료법 제34조에 따른 의료인-의료인 간의 비대면진료와 감염병예방법 제49조의3에 따른 ‘심각’ 단계 이상의 국가적 감염병 위기 발생 시 의료인-환자간 한시적 비대면진료인 경우다.

성명서는 중단위기에 놓인 의료인-환자 간 비대면진료가 지난 3년간 “안전성과 만족도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대형병원 쏠림 등 비대면진료에 따른 우려도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2020년 2월부터 최근까지 국민 4명 중 1명꼴인 1379만명이 3661만 건의 비대면진료를 받았고, 심각한 의료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면, 비대면진료 행위는 법적 근거가 사라져 불법이 된다. 조만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할 경우 그에 맞춰 국내 감염병 위기경보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재진 위주 비대면진료론 부족”

경제6단체는 비대면진료의 제도화가 지연되고, 그동안 수많은 국민이 경험한 수준을 오히려 퇴행시키는 방향으로 재진 위주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및 제도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성명서는 “주요 경쟁국들은 바이오‧헬스 분야를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고, 주도권을 잡기위해 뛰고 있는데 우리는 규제에 막혀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마저 갖지 못하고 있다”며 “OECD 국가 대부분이 허용한 비대면진료의 제도화를 서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OECD 38개국 중 32개국에서 비대면진료를 도입하고 있다.

경제6단체는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낡은 법제도와 기득권에 막혀 혁신이 좌절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제도화는 미래산업 육성과 우리사회의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계는 그 동안 어렵게 구축한 비대면진료 산업생태계를 유지‧발전시키고, 우리나라 의료산업 발전의 초석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현행 방식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입법화를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촉구하는 경제계 공동성명 전문.
 
비대면진료 제도화 촉구 경제계 공동성명
 
코로나 극복과 국민 건강을 위해 앞장섰던 비대면진료 기업들이 제도적 뒷받침을 받지 못해 고사위기를 걱정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비대면진료는 지난 3년간 의료사고 없이 3천 6백만건을 넘어서며 제도화에 필요한 안전성과 만족도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대형병원 쏠림 등 비대면진료에 따른 우려도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국민들이 경험했던 비대면진료를 오히려 퇴행시키는 방향으로 시범사업과 제도화가 논의되고 있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비대면진료 범위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은 생존과 일자리 상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경쟁국들은 바이오‧헬스 분야를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고, 주도권을 잡기위해 뛰고 있는데, 우리는 규제에 막혀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마저 갖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OECD국가 대부분이 허용한 비대면진료의 제도화를 서둘러야 한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과 제도화는 미래산업 육성과 우리사회의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과거에 얽매여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낡은 법제도와 기득권에 막혀 혁신이 좌절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동안 어렵게 구축한 비대면진료 산업생태계를 지키고, 의료산업 발전의 초석을 다져나갈 수 있도록 초진이 허용되는 수준의 시범사업과 의료법 개정안의 조속입법 추진을 간곡히 요청한다.
 
2023년 5월 4일
 
경제6단체 일동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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