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보다 먼저 시즌 첫 세이브 사냥. 1점차 등판에도 "설��다." 염갈량의 눈은 정확했다[창원 인터뷰]

권인하 2023. 5. 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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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경기를 마무리 지은 LG 박명근이 기뻐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03/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눈과 판단은 정확했다. 프로에 지명되기 전부터 눈여겨 보고 아시안게임대표팀에 추천했던 투수. LG에 온 뒤 애리조나 1군 캠프에 신인 중 유일하게 포함시켰고, 시범경기에도 꾸준히 기용하면서 개막전 1군 엔트리 진입까지 미리 밝혔다. 개막전부터 등판시키며 그의 가능성을 시험했고, 초반 부진에도 꾸준히 등판시키며 프로 무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그 신인 투수는 개막 한달만에 첫 홀드와 첫 승, 첫 세이브를 모두 기록하며 빠르게 LG의 주축 불펜 투수가 됐다. 1m74의 작은 키에도 150㎞에 가까운 빠른 공을 뿌리는 사이드암 박명근(19)이 그 주인공이다.

박명근이 창원에서 일을 냈다. 2일 NC 다이노스전서 2-2 동점이던 6회말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되더니, 다음날인 3일엔 2-1로 1점차 리드 속에 9회말 등판해 중심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세이브를 챙겼다. 데뷔 첫 승과 첫 세이브를 이틀 동안 만들어 낸 것.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경기를 마무리 지은 LG 박명근이 기뻐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03/

3일 경기전 염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그날 경기 상황에 따라서다르게 준비를 시킬 것이다. 어제(2일)는 함덕주가 나갔지만 오늘은 박명근이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그 말대로 이뤄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최근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명근은 3일 세이브까지 9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구속도 올라와 2일엔 최고 149㎞, 3일에도 148㎞를 올렸다.

고졸 신인 답지 않은 과감한 피칭이 눈길을 끈다. 3일 경기서도 1점차 리드에서 등판했지만 가볍게 중심타선을 제압했다. 이날 솔로홈런을 쳤던 3번 박민우를 2구만에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고, 4번 박건우는 148㎞의 빠른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5번 천재환도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시키며 자신의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SSG 랜더스의 장지훈 이후 2년만에 고졸 신인이 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LG에선 2019년 정우영 이후 4년만의 경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염 감독이 왜 그를 추천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빠르게 승리할 줄도, 세이브할 줄도 몰랐는데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써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박명근은 1점차 상황에서 마무리 등판이 부담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솔직히 점수차를 안보고 들어가는 편이어서 긴장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좀 더 컸던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또 "9회말이라고 크게 다른 건 없었다. 언제나 포수 형들 믿고, 야수형들의 수비를 믿고 던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던졌다"라고 했다.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LG 박명근이 역투하고 있다. 창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5.03/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좋은 피칭을 하는 이유로 적응을 꼽았다. "초반에 워낙 안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좋은 생각보다는 오늘 잘해야지 하는 생각만 했었다"는 박명근은 "형들의 조언을 많이 들었고, 경기를 하면서 경기장에도 익숙해지고 내가 어떤 야구를 해야되는지 생각을 하면서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위기 상황 등판에 대해 "고등학교 때부터 그런 상황에서 등판을 해서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는 놀라운 발언을 했던 박명근은 "마운드에서 만큼은 왕이라는 생각을 하고 던져야 한다. 긴장보다는 즐기려는 마음으로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승리와 홀드, 세이브를 모두 기록했는데 언제가 가장 기뻤냐고 물으니 의외로 홀드라는 답이 나왔다. "3가지 다 했지만 홀드를 가장 먼저 기록했다. 첫 홀드를 했을 때가 가장 기뻤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20세도 안된 어린 선수지만 의연했다. LG는 고우석의 부상 이탈로 한동안 불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박명근은 "(고)우석이 형이 시즌 초반에도 없었다. 그땐 우석이 형의 부재가 얼마나 큰 지 잘 몰랐다. 그런데 이번에 있다가 없으니 그 부재가 얼마나 큰지를 느끼고 있다"라면서도 "우리 투수가 약한 것도 아니니까 남은 불펜 형들끼리 힘 모아서 던지면 충분히 우석이 형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국할 때 "키는 좀 작지만(1m74) 그래도 자신 있게 할 줄 아는 선수를 알아주셨으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라고 팬들에게 각오를 밝힌 바있다. LG팬들은 물론 야구팬들 모두 이제 박명근을 알게 됐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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